[2005프로가 뽑은 프로]<8·끝>클래식 음악·무용

  • 입력 2005년 12월 2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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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최고의 클래식 연주회 공연으로는 21년 만에 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함께 내한한 베를린 필의 연주가 꼽혔고, 올해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한 연주자로는 쟁쟁한 대가들을 물리치고 젊은 피아니스트 임동혁(21)이 꼽혔다. 올해 무용 분야에서는 독일 부퍼탈무용단의 피나 바우슈가 한국을 소재로 안무한 ‘러프컷’ 초연이 최고의 공연으로 꼽혔다. 본보가 2003년에 이어 클래식과 무용계 각 분야를 대표하는 예술가와 관계자들에게 자기분야의 ‘고수(高手)’를 꼽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음악, 무용분야에서도 신진 예술가들의 약진 등 지각변동이 나타났다. 응답자들에게는 각 항목에 대해 3명 또는 3개 작품을 선정하도록 주문했다. 클래식 분야는 35명, 무용 분야는 23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 클래식 음악

올해 최고의 오페라 공연으로는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의 ‘니벨룽의 반지’ 4부작 한국 초연이 꼽혔다. 이 오페라는 총 16시간이 넘는 방대한 스케일에다 역사적 초연이라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성남아트센터가 자체 제작한 ‘파우스트’가 국립오페라단의 ‘나부코’(3위), 예술의전당이 제작한 ‘라보엠’(4위), ‘안드레아 셰니에’(5위) 등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한 점이다. 10월에 문을 연 성남아트센터는 지방 공연장으로서는 드물게 8억 원을 들여서 오페라를 직접 제작해 호평을 받았고, 개관기념 공연의 프로그램도 기존 대형공연장에 못지않은 작품을 선보였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연주자로는 쇼팽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공동 3위에 입상한 피아니스트 임동혁 동민 형제가 각각 1위, 3위를 차지했다. 베토벤 소나타로 전국을 순회하며 열정과 감동의 연주를 선물해 줬던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인 최고의 성악가 부문에는 올해 ‘라보엠’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처음으로 선 소프라노 홍혜경이 꼽혔다. 2003년 조사에서는 이 분야에서 조수미와 홍혜경이 공동 1위를 차지했으나 이번에는 홍혜경이 6표 차로 앞섰다.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바그너 전문가수로 활약 중인 베이스 연광철은 한국인 최고 성악가 3위로 꼽히는 영광을 안았다.

세계에서 활동 중인 지휘자로는 정명훈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연세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지휘자 구자범이 2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구자범은 독일의 대표적 국립 오페라극장인 하노버 슈타츠오퍼의 수석상임 지휘자로 계약을 맺어 2년간 활약할 예정이다.

유망 차세대 연주자로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꼽혔다. 차세대 성악가로는 오페라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펠레스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사무엘 윤과 ‘안드레아 셰니에’에서 제라르 역을 맡았던 한명원이 꼽혔다.

○ 무용

가장 무대에서 보고 싶은 발레 작품 '백조의 호수'.

올해 최고의 무용 공연으로는 피나 바우슈의 ‘러프컷’,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신데렐라’, 영국 로열발레단의 ‘마농’, 빔 반데키부스의 ‘순수’ 등이 꼽혔다. 모두 외국 작품 일색. 국내 작품으로는 국립무용단의 ‘매창-매화, 창에 어리다’가 가장 많이 추천됐으나 순위에는 들지 못했다.

한국인 최고의 발레 무용가와 최고의 한국 무용가를 묻는 질문에는 각각 강수진과 배정혜가 2003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현대 무용가 홍승엽은 최고의 현대 무용가와 최고의 현대무용단 등 2관왕을 차지했다.

‘차세대’ 무용가 분야에는 새로 등장한 샛별들이 눈에 띈다. 발레분야에서는 김현웅, 엄재용이 새로운 발레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올해 동아무용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한 김현웅은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몸’을 가졌다는 찬사를 받으며 공연장에서 수많은 여성팬들을 몰고 다니고 있다.

현대무용 분야에서는 연극인 출신으로 새로운 동작의 실험을 보여준 정영두, 한국무용 쪽에서는 전통춤을 비틀어 현대적 춤동작을 만들어내는 김은희가 차세대 무용가(안무가)로 주목받았다.

국내 최고 발레단에 유니버설, 국립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에 이어 지방단체인 광주시립발레단이 순위에 든 것도 흥미롭다. 광주시립발레단은 전국 시립 무용단 중에서 유일한 발레 전문단체로 올해 창작 발레 ‘서동요’를 무대에 올렸다.

무용계 관계자들이 가장 무대에서 보고 싶은 발레작품으로는 ‘백조의 호수’가 1위로 꼽혔다. ‘로미오와 줄리엣’, ‘지젤’, ‘스파르타쿠스’,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등 클래식 발레가 고른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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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들(가나다순)

○ 클래식 음악 △전문가:김봉임(서울오페라단 예술총감독) 김홍기(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장) 로버트 쾨니히(코리안심포니 전임지휘자) 박수길(한양대 교수) 박형식(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단 사장) 백주영(서울대 교수) 신수정(서울대 교수) 오자경(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경숙(연세대 음대학장) 이성주(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영조(〃) 이택주(예술의전당 음악감독) 장혜원(전 이화여대 교수) 정복주(이화여대 음대학장) 정은숙(국립오페라단장) 오병권(서울시향 기획팀장) △공연기관:금호아트홀 백암아트홀 성남문화재단 예술의전당 충무아트홀 호암아트홀 △공연기획사:마스트미디어 뮤직필 빈체로 서울예술기획 영앤잎섬 음연 크레디아 CMI EMI △평론가:박종호 유정우 유형종 장일범

○ 무용 김말복(한국무용예술학회장) 김성희(가네샤 대표) 김경희(성균관대 교수) 김긍수(중앙대 교수) 김인희(서울발레시어터 단장) 문애령(평론가) 문영(국민대 교수) 문훈숙(유니버설발레단장) 박성혜(평론가) 박인자(국립발레단장) 박호빈(댄스시어터 까두 예술감독) 손관중(한양대 교수) 이은주(인천전문대 교수) 이주영(서울시무용단 기획실장) 장광렬(평론가) 장선희(세종대 교수) 장승헌(MCT 대표) 조남규(전북대 초빙교수) 조흥동(경기도립무용단 예술감독) 이종호(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 회장) 유형종(평론가) 최태지(정동극장장) 황진수(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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