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하나의 이야기와 더불어 그와 반대되는 이야기 양쪽의 타당성 있는 부분을 민감하게 알아낸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심리학자이며 ‘다중지능 이론’으로 유명한 미국 하버드대 하워드 가드너 교수의 저서다. ‘현대 비즈니스의 핵심 포인트는 결국 고객의 마음을 훔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 책에 대한 공감은 크다. 사람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서는 상대로부터 ‘공감’을 얻어낼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사실 변화는 비즈니스 세계의 영원한 화두다. “마누라만 빼고 모두 바꿔라”라고 했던 이건희 회장의 삼성은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고, 이후 국경 없는 무한경쟁의 정글에서는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슬로건이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문제는 변화의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어떻게’ 변하고 변화시킬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음 변화의 프로세스, 그 구조와 메커니즘을 알면 길이 열린다. 가드너 교수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마거릿 대처,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서 킹, 빌 클린턴 등 대중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데 성공한 탁월한 지도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대처는 역사상 가장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 낸 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총리에 취임하자마자 영국인들 간에 만연해 있는 무기력과 패배감을 극복할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그것은 “영국은 한때 위대한 국가였다”는 강력하고도 단순한 메시지였다.
그리고 위대한 국가로 되돌아가기 위한 과감하고 원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국민을 설득해 나갔다. 이처럼 위대한 지도자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대부분 탁월한 ‘스토리텔러(Storyteller)’였다는 사실이다. 또 대처는 때마침 터진 포클랜드 전쟁에서 말뿐 아닌 행동으로 국민에게 깊은 믿음을 심어 주는 데 성공했다. 단호한 결정으로 전면전을 선언하였고, 끝내 승리를 쟁취해냈다.
가드너 교수는 대처의 경우를 예로 들며 마음의 변화를 일으키는 7가지 지렛대(7R)를 이야기한다. 즉, 쟁점을 파악하고 활용하는 ‘이성(Reason)’과 ‘연구조사(Research)’, 쉽고 직접적인 표현(표상의 재구성·Represen-tational Redescription)을 통해 상대의 ‘동조(Resonance)’를 이끌어 내는 능력, ‘실제 사건(Real World Events)’과 ‘자원과 보상(Re-source and Reward)’을 활용한 정책을 통해 ‘저항(Resistance)’을 물리치는 것이다.
변화는 비즈니스 세계만의 화두는 물론 아니다. 일상에서 우리는 변심한 애인의 마음을 돌이켜 놓아야 하고, 완고한 회사 간부들을 설득해야 한다. 정치인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이처럼 어떤 일을 성공시킨다는 것은 거의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단단한 것은 모두 녹아 날아간다’고 했던 마르크스의 말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굳어짐 즉, 변하지 않음은 곧 해체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강신장 삼성경제연구소 지식경영센터장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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