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는 그가 태어난 날인 27일을 앞두고 도시가 온통 ‘모차르트’로 도배가 됐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에는 종류를 불문하고 ‘모차르트’라는 브랜드가 붙어 있기 때문.
모차르트 요구르트, 모차르트 소시지, 모차르트 맥주, 모차르트 젖병, 모차르트 향수…. 여성의 속옷과 밤의 노래를 결합한 모차르트 브래지어에서 상혼은 극치에 이른다. 벗을 때면 ‘세레나데(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가 흘러나오는 제품.
올해를 겨냥해 새로 만든 제품이 대거 가세하면서 모차르트라는 이름이 붙은 제품은 수백 종에 이른다. 잘츠부르크에선 일자리 3개 가운데 1개가 모차르트와 직간접으로 연관이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이런 상술을 두고 오스트리아 사람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린다. 모차르트에 관한 책을 쓴 쿠르트 팜 씨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마 모차르트가 하늘에서 이걸 본다면 실소를 터뜨리거나 역겨워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그 역시 올해를 겨냥해 새 책을 펴냈다.
반면 ‘모차르트의 해’를 기획한 잉게 브로딜 씨는 “싸구려 제품이 범람하긴 하지만 자유 시장경제 아래서 그것을 막을 순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일부 전문가는 “모차르트 역시 생전에 보수를 받아야만 작곡을 마치는 직업 작곡가였기에 이런 상술을 탓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게다가 모차르트의 두 아들이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사망했기 때문에 이런 상술에 제동을 걸 후손도 없는 상황이다.
상술만 판치는 것은 아니다. 음악회 전시회 등 문화 행사도 풍성하다. 잘츠부르크에선 올여름 모차르트 페스티벌 기간 그의 오페라 22곡 전곡을 무대에 올린다. 사이먼 래틀, 리카르도 무티 같은 최고 지휘자들이 지휘봉을 잡기 때문에 애호가들로선 절호의 기회다. 이를 포함해 오스트리아에선 올 한 해 500여 회의 모차르트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모차르트가 잠시라도 거쳐 갔던 유럽의 도시들도 앞 다퉈 기념 공연을 준비 중이다. 모차르트는 11년 동안 200개 도시를 여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문가는 “올해가 지나면 유럽 전체가 모차르트에 식상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모차르트 최고의 곡은 클라리넷협주곡 A장조”▼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가 영국인에 의해 모차르트 최고의 곡으로 꼽혔다.
영국 런던의 ‘클래식 FM’ 라디오 방송이 올해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맞아 애청자 10만3000명을 상대로 모차르트 최고의 곡을 조사한 결과 모차르트가 사망하기 2개월 전에 완성한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가 1위를 차지했다고 BBC 방송이 2일 보도했다.
모차르트가 클라리넷을 위해 쓴 협주곡으로는 유일한 이 곡의 느린 2악장은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배경음악으로도 사용됐다.
2위는 모차르트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서 의뢰를 받아 작곡하다 미처 완성하지 못하고 죽은 ‘레퀴엠(진혼 미사곡)’이 꼽혔다. 제자 쥐스마이어가 보필해 완성했기 때문에 진정한 모차르트의 작품으로 볼 수 있는지 아직도 논란이 있는 이 작품은 모차르트의 삶을 다룬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사용됐다.
3위는 성가곡으로 유명한 ‘아베 베룸 코르푸스’가 꼽혔다. 상위 3곡 모두 모차르트가 사망한 해인 1791년에 작곡됐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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