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이 튼튼하고 견실하게 국면을 이끌어 왔지만 재빠른 백의 행마에 제대로 손쓸 틈 없이 밀려 버렸다.
백 148이 정수처럼 보이지만 상상력이 부족했다. 실전도 무난하지만 확실히 흑을 밀어붙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참고도 백 1이 맥. 흑 2로 받으면 백 3, 5로 활용한 뒤 백 7로 늘어 실전보다 훨씬 낫다. 고수의 영역에선 부분적 수읽기도 중요하지만 착상의 다양성이 더 중요하다.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창조적 발상이 바둑을 한 차원 높게 만들어 준다.
흑 149와 167로 막아 하변과 중앙에 제법 흑 집이 생겨서는 백도 안심할 수 없는 형세가 됐다.
그래도 대세의 흐름은 백의 수중에 있다. 백 170으로 귀 흑 한 점을 잡아 유리함을 유지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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