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이 농부에게 “수탉은 하루에 암탉과 몇 번 관계를 하느냐”고 물었다. 농부가 “10번 이상”이라고 하자 부인은 농부에게 “우리 남편에게 그 얘기를 해 달라”고 살짝 귀띔했다.
농부로부터 얘기를 전해들은 남편이 물었다. “그럼 매번 같은 암탉하고만 관계하느냐”고.
“항상 다른 암탉하고 한다”고 농부가 답하자 남편은 “아내에게 그 말을 전해 달라”며 의기양양해했다.
이게 바로 ‘성의학(性醫學)’에서 잘 알려진 ‘쿨리지 효과’. 상대가 바뀌었을 때 성적 자극이 커진다는 것이다.
위의 이야기에 나온 남편이 바로 미국의 제30대(1923∼1929) 대통령인 캘빈 쿨리지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생인 그는 잠을 많이 자기로 유명했다.
부통령 시절인 1923년. 29대 대통령인 워런 하딩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자리를 이어받게 된 쿨리지는 버몬트 주의 자택에서 오전 2시 대통령 선서를 한 뒤 다시 3시간 동안 잠을 잤을 정도였다.
그는 대통령이 된 뒤에도 매일 11시간을 잤다. 오후에 정기적으로 2∼4시간을 잤고 오후 10시만 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침대로 들어가야 했다.
당시 유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였던 H L 멘켄은 “그의 업적은 다른 어떤 대통령보다 잠을 더 많이 잔 것이고 더 적게 말한 것”이라고 비웃었다.
비록 대통령 직에 대한 열의와 적극성은 떨어졌지만 검소함과 도덕성, 간단명료한 철학으로 대중적인 인기는 높았다.
그가 남긴 “미국 국민의 가장 중요한 과업은 일”이라는 말은 명언(名言)으로 꼽힌다.
기업규제 완화, 세금감면 정책으로 1920년대 중반 미국의 번영을 이끌기도 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쿨리지를 두고 “세금을 가장 잘 관리한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지나친 정부지출 축소와 임기 말년의 투기를 막지 못해 대공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쿨리지는 1933년 1월 5일 61세의 나이에 면도를 하다가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1930년대 미국의 대표적인 비평가이자 작가인 도로시 파커는 주위에서 “전직 대통령이 죽었다”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그에게 ‘전직 대통령’이라는 말을 할 수 있지요?”
잠만 자고 일은 제대로 못한 인물에게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붙이기 과분하다는 의미였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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