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씨, 한중일 역사자료 종합 ‘흥선대원군…’ 4권 펴내

  • 입력 2006년 1월 10일 03시 04분



고종의 아버지로 고종 즉위 초기 섭정을 했던 흥선대원군 이하응(1820∼1898)에 관한 한중일의 역사 자료를 종합한 사료집이 출간됐다.

전 4권으로 출간된 ‘흥선대원군 사료휘편’(현음사)은 대원군의 5대 종손인 이청(李淸·70) 씨의 오랜 노력 끝에 결실을 본 것이다. 이 책은 한국의 ‘승정원일기’와 중국의 ‘청계중일한관계사료(淸季中日韓關係史料)’, 일본의 ‘일본외교문서’ 등 한중일 공식 사료와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했던 일본 언론인 기구치 겐조(菊池謙讓)가 쓴 ‘대원군전’ 등 10종의 사료에 실린 대원군 관련 기록을 모아 원문과 번역문을 함께 실었다.

이 책을 편찬한 주체는 이청 씨가 사재를 털어 세운 석파학술연구원이다. 이 씨는 대원군의 맏아들인 완흥군 이재면(李載冕, 훗날 이희·李熹로 개명) 씨의 증손자다.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때 숨진 4대 종손 이우(李우) 씨와 이 씨 사후 귀국해 운현궁을 지켜오다 1995년 숨진 ‘운현궁 마마’ 박찬주(朴贊珠) 씨 사이에 태어난 외아들이기도 하다.

이청 씨는 책의 서문에서 “이미 출판된 책에 묘사된 내용과 집안 어른들로부터 들은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항상 느껴 왔다”면서 대원군, 고종, 순종에 대한 완전한 전기조차도 없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그 기초 자료로서 이 책을 편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씨는 “평생 언론과 인터뷰를 피해 왔다”면서 인터뷰 요청을 극구 사양했다.

대원군은 그 파란만장한 생애만큼 한중일의 사료에서도 그의 성품과 행적에 대한 평가가 종종 엇갈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청의 실권자였던 이홍장(李鴻章)의 보고서조차 임오군란(1882년) 직후에는 ‘그의 성품이 간교하고 폭악하다’고 했다가 2년 뒤 갑신정변 직후에는 ‘조선인은 모두 문약하나 이하응만은 효웅이다’라거나 ‘그의 재기는 누구도 따를 수 없다’고 극찬하고 있다.

편찬 작업을 주도한 권석봉 전 중앙대 교수는 “편찬 작업을 하면서 대원군의 생애에는 인간 영욕의 모든 권화(權化)와 극적 요소가 자리하고 있어 결코 쉽게 다가설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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