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MBC 월화 드라마 ‘늑대’
일시: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55분
누구의 카리스마가 더 셀까? 16일부터 시작되는 MBC 새 월화 드라마 ‘늑대’(극본 김경세·연출 박홍균)의 주인공을 맡은 가수 겸 탤런트 문정혁(27)과 영화배우 엄태웅(32). 이들은 지난해 MBC 드라마 ‘신입사원’(문정혁)과 KBS 드라마 ‘부활’(엄태웅)에서 거친 듯 강렬한 특유의 눈빛, 따듯하고 섬세한 감성연기를 보여 주며 카리스마 남(男)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한 드라마에서 라이벌로 맞붙은 두 연기자를 만나 ‘남자의 늑대성’ ‘카리스마의 실체’를 물었다.
○ 늑대들의 만남
―자신이나 상대가 늑대라고 생각하나.
▽엄태웅=“별명이 황구다. 늑대라고 생각하며 산 적 없는데 요즘 바람둥이 연기를 하며 가끔씩 (늑대 같다고) 느낀다. 수줍음이 많아 친해지기 전까지는 말도 잘 못하는데. 에릭은… 착한 동생이지만 드라마 찍다 보면 진짜 제비, 늑대 같다.(웃음)”
▽문정혁=“극 중 연상의 30대 여자에게 ‘감추지 마. 서른네 살 참 예쁜 나이테야’라고 아부하며 뒤돌아서서는 ‘나이테 한번 작살이네’라고 야비한 미소를 날린다. 내게도 바람둥이 기질이 있는 것 같다. 태웅 형은 속 깊은 늑대다.(웃음)”
드라마 ‘늑대’는 부자 여성을 등치며 살아가는 바람둥이 배대철(문정혁)과 잘나가는 국회의원 아들로 망나니처럼 살아가는 윤성모(엄태웅)가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한지수(한지민)를 만나며 삼각관계를 이룬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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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기고 싶은 늑대 vs 안아 주고 싶은 늑대
―두 사람의 전작 ‘부활’, ‘신입사원’과 비교해 보면 극 중 역할이 바뀐 셈인데….
▽엄=“막내로 자라서 그런지 진지하고 무거운 것이 싫다. ‘부활’의 카리스마 연기, 뿌듯하긴 했지만 많이 힘들었다. ‘늑대’의 성모는 징징거리고 떼쓰고… 처음에는 쑥스러웠지만 연기하기가 재미있다.”
▽문=“나도 무거운 대철이보다 성모에 가깝다. 처음에는 성모 역이 더 편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내게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싶었다.”
극 중 여자를 속이는 악당이지만 사랑 때문에 변해 가는 대철은 안기고 싶은 남자로, 고위층 쓰레기지만 진정한 사랑을 만나 성장하는 성모는 안아 주고 싶은 남자로 여성들의 대리만족을 채워 가게 된다.
―대결 구도에서는 배우 상호 간의 밸런스가 중요한데 서로 라이벌 의식을 느끼나.
▽문=“태웅 형이 나의 외모를 의식하는 것 같다.(웃음) 경쟁의식보다 서로의 연기에 힘을 실어 주려고 노력한다.”
▽엄=“서로 견제하며 자신이 좀 더 화면에 잘 나오려고 경쟁하는 배우들을 이해할 수 없다. 어차피 공동으로 만드는 작업이고 같이 가는데…. 함께 잘되는 걸 원한다.”
―극 중 지수를 사랑하듯 곧 죽을 여자를 사랑할 열정을 갖고 있나.
▽엄=“솔직히 모르겠다. 어렸을 땐 사랑할 수 있다고 말했을 것 같은데….”
▽문=“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곧 죽을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곁에 있을 것 같다. 태웅 형도 진심으로 그런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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