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굴, 바다향기와 먹으면 ‘쿨’

  • 입력 2006년 1월 13일 03시 02분


《‘Eat oysters, love longer(굴을 먹어라, 그러면 사랑을 오래 할 것이다).’ 굴에 관한 서양 속담이다.

서양에서는 수산물을 날것으로 먹지 않지만 굴은 예외다. ‘사랑의 묘약’ ‘바다에서 나는 우유’ ‘먹는 화장품’…. 굴처럼 별명이 많은 음식도 드물다. 굴은 비타민, 철, 구리, 망간, 요오드, 칼슘이 풍부하다. 특히 타우린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아연은 스태미나 강화에 효과가 있다.

카이사르, 나폴레옹, 비스마르크가 ‘굴 킬러’였고, 카사노바도 굴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겨울철 굴 요리를 소개한다.》

○ 차가운 굴 요리

굴을 즐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생굴을 그대로 먹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레몬을, 국내에서는 식초를 곁들인다. 굴에 레몬이나 식초를 떨어뜨리면 신선도가 떨어진 굴의 경우 나쁜 냄새가 사라지고 철분의 흡수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생굴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전통적인 방법이 있지만 소스가 자극적이기 때문에 굴의 제 맛을 느끼기 어렵다고 말한다.

조이환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 식음료부 지배인은 “굴을 먹을 때 놓치기 쉬운 것이 향기”라며 “생굴의 신선함과 함께 바다 냄새까지 느껴야 굴을 제대로 먹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생굴은 재료의 맛을 최대로 느낄 수 있지만 많이 먹기에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호텔과 굴 전문점에서는 생굴과 다양한 재료를 결합시킨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생굴 무침은 굴에 무 당근 등을 넣는다. 재료는 사각 썰기를 해서 소금에 잠시 절여 물기를 뺀 뒤 고춧가루, 깨소금, 다진 파를 넣는다. 다른 재료들이 씹히는 맛이 없는 굴의 단점을 보완해 준다. 시원하고 달콤한 배를 넣는 경우도 있다.

오이냉국에 생굴을 재어 새콤한 맛이 일품인 굴 물회나 야채의 신선함을 살린 생굴 샐러드도 좋다.

○뜨거운 굴 요리

과거 굴은 산란기 전후로 맛이 떨어져 영어로 달의 이름에 ‘R’가 있는 9월(September)에서 이듬해 4월(April)까지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냉동 기술과 조리법 발달로 사시사철 먹을 수 있다.

굴밥, 굴 국밥, 굴 전골, 굴 떡국, 굴 갈비찜, 굴 해장국, 굴 튀김, 굴 짬뽕, 굴 그라탱 등 업소에 따라 맛볼 수 있는 요리가 수십 가지에 이른다.

굴 체인점 ‘굴마을’의 굴 국밥은 새우 멸치 무 청양고추 등 각종 해물과 야채 12가지를 5시간 동안 우려낸 육수를 사용한다. 이 육수에 밥과 불린 미역, 소금물에 씻어낸 굴, 두부를 뚝배기에 넣고 센 불에서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달걀, 부추, 대파를 곁들이면 시원한 굴 국밥이 완성된다.

아이들에게는 굴전이나 튀김이 인기다.

굴전을 만들 때 파, 양파, 시금치 등 야채를 넣으면 균형 잡힌 먹을거리가 된다. 먹기 직전에 굴을 지져야 굴 즙이 배어 있는 전을 맛볼 수 있다. 굴 마을의 박성진 영업본부장은 “굴 국밥과 해장국의 인기가 높지만 요즘 날씨가 추워지면서 생굴을 맛보려는 손님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굴 고르기와 손질법:

△색깔은 유백색에 광택이 있고 통통하게 살찐 것이 좋다. 포장된 굴을 구입할 때는 만져 볼 수 없기 때문에 색깔에 주의해야 한다.

△신선한 굴은 살짝 자극을 주면 움직임이 있다.

△굴을 손질할 때는 수돗물을 쓰지 말고 용기에 담겨 있는 바닷물로 씻어야 한다. 헹구듯 살짝 씻어야 향을 살릴 수 있다.

△껍질이나 이물질은 부드러운 붓으로 제거한다.

△냉장실 보관은 4, 5도가 적절하다.

△바닷물을 이용해 보관하고 기간은 6일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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