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1시45분경 광주 서구 풍암동 모 아파트 화단에 오 화백이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배모(68)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오 화백은 한국 근대회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고(故) 오지호(吳之湖·1905~1982) 화백의 둘째 아들로 부친이 생전에 살던 광주 동구 지산동 '오지호 초가' 인근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오 화백은 이날 오전 누나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에 갔다가 8층에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오 화백의 매형 박모(75) 씨는 "처남이 찾아와 10여분 간 화집 발간 작업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나가 엘리베이터를 탔다"면서 "갑자기 '무슨 일 생기면 도와 달라'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평소에도 가끔 하는 말이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자살할 만한 낌새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오 화백은 지난해 11월 화집 발간과 함께 12월 서울 한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화집 발간이 늦어져 전시회도 4월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 화백이 지난해 6월 한 출판사와 계약을 맺은 자신의 화집 출간이 늦어지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는 유족들의 말에 따라 투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영결식은 15일 오전 10시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광주 전남 미술인장(장례위원장 황영성 화백)으로 치러진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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