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습관 고쳐라” 대신 “여보, 나 좀 도와줄래요”

  • 입력 2006년 1월 16일 03시 17분


생활습관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부부 사이의 문제는 습관 자체보다도 남성과 여성의 특성 차이로 인해 악화되는 부분이 크다.

여성들은 천성적으로 타인에 대해 배려하고 남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난 반면 남성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 쉽다. 이 같은 차이점이 부부가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생활공간에서 부부관계를 악화시키고 문제를 일으킨다.

생활습관 때문에 부부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유형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배우자에 대한 배려가 없기 때문에 반복되는 습관의 문제. 많은 여성이 ‘우리 남편도 그래’라고 공감하는 ‘변기 커버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변기 커버를 올리고 소변 눈 다음 무심히 두고 나오는 남편 자신은 악의가 없다 해도 아내는 매번 뚜껑을 내리고 일을 봐야 한다.

둘째, 생활 습관이라기보다 생활 스타일의 차이로 인한 마찰이 있다. 무척 깔끔한 성격의 아내와 털털한 성격의 남편이 함께 살 때 흔히 나타나는데 아내는 남편이 퇴근하고 귀가하면 손 씻기 전에는 아무것도 못 만지게 하는 것 같은 경우다.

이런 경우는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서로 자라온 문화나 경험의 차이가 크므로 대화로 서로의 차이를 좁혀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생활스타일이 다른 점 때문에 불편을 겪는 경우라면 배우자의 변화를 바랄 때에도 “고쳐라”고 요구하기보다는 “내가 너무 힘드니까 나 좀 도와줄래?”라고 말해야 부부 사이에 감정을 다치지 않고 개선될 수 있다.

셋째, 농담 또는 장난 삼아 배우자가 싫어하는 언어나 행동을 계속하면서 평소 속에 쌓아온 감정을 은근히 표출하는 경우다.

평소 할 말 못하고 살아온 내성적인 남편이 가정의 주도권을 아내에게 빼앗기자 이에 대한 불만으로 아내의 신체적인 약점에 빗대어 “돼지” “뚱보”라고 놀렸다가도 아내가 화를 내면 “농담이야” 하고 후퇴하는 것과 같은 경우다.

이런 종류의 습관 역시 단순히 버릇의 문제라기보다는 속에 내재된 응어리부터 풀어야 아내나 남편이 싫어하는 습관을 고쳐 나갈 수 있다.

김병후 행복가정재단 이사장 부부클리닉 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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