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갓 졸업한 프랑스 남자 셋이 ‘에코토이’라는 낡은 4륜 구동차를 타고 세계 여행길에 오른다. 뭔가 의미 있는 여행을 하자는 제안에 이들이 정한 주제는 ‘환경’. 2년간 준비하고 13개월 동안 아프리카, 남미, 미국, 아시아, 유럽을 거치는 대장정이었다. 여행 도중 이들은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태양, 물, 바람이 품은 지구의 모든 존재들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 댄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과연 안녕한가?”
이들은 아프리카의 모리타니 바닷가에서 150대가량의 트롤선이 버려져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는 냉혹한 장면을 본다. 또한 아프리카의 햇볕을 이용해 태양열 전기로 지하수를 퍼 올려 농장을 만든 말리의 ‘테리야 부구’ 농장에서는 희망을 찾아낸다. 산림을 파괴하며 개발에 나선 니카라과는 하루에만 200명이 생계를 위해 다른 나라로 떠나고, 국토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설정한 코스타리카는 오히려 관광업으로 큰 소득을 얻고 있는 현실도 전한다. 차가 모래밭에 빠지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해도 특유의 낙천적인 유머로 넘기는 이들의 씩씩한 여행기를 읽다 보면, 쏠쏠한 재미와 함께 환경문제라는 묵직한 주제도 쉽게 이해된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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