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억 속에서 불러낸 호기심천국…‘썬데이 서울’

  • 입력 2006년 2월 9일 03시 03분


사진 제공 프리비젼
사진 제공 프리비젼
1968년 창간해 1991년에 폐간된 잡지 ‘선데이 서울’은 그것을 즐겨 본 세대들에게 있어 ‘샛길’의 대명사였다. 기상천외한 사건들과 어불성설류의 괴담들, 그 사이를 비집고 나오던 반라의 여체들…. 말 그대로 통속의 전도사였던 셈이다. 영화 ‘썬데이 서울’도 이 추억에서부터 시작된다. 대중성으로의 투신, 이것이 영화의 모토이기 때문이다.

영화 ‘썬데이 서울’은 한마디로 ‘기상천외한 무규칙 이종 장르 격투장’이다. 늑대 인간, 연쇄 살인범, 무림 고수 등의 다종다양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은 호러, SF, 액션, 코믹과 같은 이질적인 장르로 제시된다. 일단 구성은 옴니버스 형식을 띠고 있긴 하지만 각각의 에피소드 안에서도 이야기가 서로 충돌하거나 어긋나기 일쑤다.

이 영화가 주력한 것은 뜬금없이 속출하는 웃음과 예측 불허성이다. 늑대인간 소년(봉태규)이 평소 흠모하던 여학생(고은아)도 늑대인간이더라, 연쇄살인범이 살해한 일가족이 알고 보니 귀신들이더라는 반전과 전복이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것이다.

영화가 추구한 B급 상상력은 기발한 의외성이 아니라 난삽한 무질서에 닻을 내린 듯 하다. 오히려 기대했던 웃음은 주연배우들보다 카메오들로부터 충족된다. 이현우, DJ DOC, 김수미 등은 기대 이상의 재미를 준다. 결국 영화가 선언한 대중과의 소통이 과연 어떻게 실현될지는 미지수이다. 9일 개봉. 15세 이상.

강유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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