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썬데이 서울’은 한마디로 ‘기상천외한 무규칙 이종 장르 격투장’이다. 늑대 인간, 연쇄 살인범, 무림 고수 등의 다종다양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은 호러, SF, 액션, 코믹과 같은 이질적인 장르로 제시된다. 일단 구성은 옴니버스 형식을 띠고 있긴 하지만 각각의 에피소드 안에서도 이야기가 서로 충돌하거나 어긋나기 일쑤다.
이 영화가 주력한 것은 뜬금없이 속출하는 웃음과 예측 불허성이다. 늑대인간 소년(봉태규)이 평소 흠모하던 여학생(고은아)도 늑대인간이더라, 연쇄살인범이 살해한 일가족이 알고 보니 귀신들이더라는 반전과 전복이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것이다.
영화가 추구한 B급 상상력은 기발한 의외성이 아니라 난삽한 무질서에 닻을 내린 듯 하다. 오히려 기대했던 웃음은 주연배우들보다 카메오들로부터 충족된다. 이현우, DJ DOC, 김수미 등은 기대 이상의 재미를 준다. 결국 영화가 선언한 대중과의 소통이 과연 어떻게 실현될지는 미지수이다. 9일 개봉. 15세 이상.
강유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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