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각 분야에서 ‘최고’ 소리를 듣던 6명의 세션맨(연주자)이 ‘토토’라는 밴드로 뭉친 지 올해로 28년째. 라틴어 ‘Totus Toti(모든 것)’에서 따온 밴드 이름만큼이나 ‘토토’는 28년간 자신들의 음악에 모든 걸 녹여 왔다. ‘홀드 더 라인’, ‘조지 포지’(1978년)를 비롯해 그들의 최고 히트곡인 ‘아프리카’(1982년)나 ‘로잔나’(1982년) 등은 록을 근간으로 팝, 솔, 재즈 등의 장르를 용광로에 넣고 용해시킨 듯했다.
기타리스트 스티브 루카서는 “‘토토’는 진화하고 있고 그 선상에서 이번 음반이야말로 가장 ‘토토’다운 앨범”이라고 자부했다. ‘토토’ 음악의 세례를 받으며 음악에 입문한 한국의 후배 뮤지션들은 이들의 새 음반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윤도현 밴드’의 윤도현과 모던 록 그룹 ‘불독맨션’의 리더 이한철에게서 감상평을 들었다.
○ “‘연주’한다기보다 ‘완성’한다는 느낌”
▽윤도현=“‘토토’는 한결 같아요. 음악을 들어보면 정교하고 세밀한 부분이 너무나 많은데 그건 연습이 아니면 결코 가능한 수준이 아니죠. 이들의 연주는 이젠 음악을 ‘연주’한다기보다 ‘완성’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에요.”
▽이한철=“고등학교 때 ‘토토’의 1집을 처음 들었는데 그 전까지 록이 음악의 전부였던 제게 ‘토토’는 펑키, 재즈, 솔 등 다양한 장르를 소개해 주는 ‘안내자’였답니다. 그런데 이번 새 음반은 과거 멜로디 중심의 음악과 달리 기타 중심의 록 성향이 짙게 깔렸어요. 노장들의 터프함이 담겼다고나 할까요.”
18번째 정규 앨범 ‘폴링 인 비트윈’은 이들이 얼마나 음악을 마음대로 쥐락펴락할 수 있는지 보여 준다. 앨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들은 딱 ‘중간 지점’에 있다.
“진짜 ‘토토’ 맞아?”라고 반문할 정도로 수록곡 ‘폴링 인 비트윈’이나 ‘킹 오브 더 월드’는 마치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해 ‘몸짱’이 된 남성처럼 강렬하다.
○ “강렬한 기타연주에 독기가 서린 듯해요”
▽윤=“반면에 ‘보텀 오브 유어 솔’이나 ‘스피리추얼 맨’은 그들의 최고 히트곡인 ‘아프리카’를 능가할 만한 내공이 담겨 있어 인상적이었어요. 더 심오해진 팝 밴드의 음악이랄까요.”
▽이=“저는 스티브 루카서의 강렬한 기타 연주가 충격적이더군요. 28년간 연습만 하더니 드디어 음악에 독기(毒氣)가 서린 듯해요.”
▽윤=“이번 음반으로 컴백한 원년 멤버 바비 킴볼(보컬)의 목소리는 더 굵어졌어요. 하지만 지나침이 없어 듣기 편하죠. 나이가 들면 게을러지게 마련인데 이 선배들은 어째 이제부터 시작이란 느낌이 들어요. ‘연습이 최선’이라는 그들의 말이 음악에선 정답인 것 같아요.”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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