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톱 컴퓨터와 휴대전화, 미디어플레이어 등 각종 휴대 가능한 장비를 이용한 ‘주문에 따른(on-demand) TV 시청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TV와 시청자 간의 전통적인 관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언제라도 원하는 TV 프로를 내려받고, 가정에서 TV 프로를 녹화한 뒤 인터넷으로 전송해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도록 해주는 ‘슬링박스’도 등장했다.
시청자들은 “TV가 더는 내 스케줄을 좌지우지하지 않고 이제 TV를 내 스케줄 속에 집어넣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일부 시청자는 “광고를 건너뛰는 것만으로도 온라인 구매를 위해 기꺼이 1, 2달러를 지불한다”고 말한다.
연구기관 ‘파크스 어소시에이츠’의 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이동TV 소비자 세대의 급부상을 예고한다. 조사 결과 13세부터 17세까지 청소년의 48%가 휴대전화를 통해 장편영화를 감상하길 원한다고 대답했다. 반면 55세 이상에서는 이 같은 답변이 23%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ABC CBS NBC 등 방송사는 물론 아메리카온라인(AOL) 애플 야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거대 인터넷 업체들도 이 같은 변화의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한 10여 가지 계획을 선언했다. 할리우드마저 전통적 프로그램 생산방식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의 가장 큰 희생자는 광고업계. 한 기업컨설팅 그룹이 발간한 ‘우리가 아는 TV의 종말’이라는 보고서는 “TV 녹화 프로그램의 시청이 새로운 일반 표준으로 부상함에 따라 광고 수입 감소가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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