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운)’은 ‘구름’이다. 구름이 끼면 항상 비가 오게 되므로 ‘雲雨之情(운우지정)’은 항상 함께 있는 감정, 곧 남녀간의 性合(성합)을 나타내기도 한다. ‘不(불)’은 ‘아니다’라는 뜻이다. ‘雨’는 ‘비, 비가 내리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雨’와 ‘後(뒤·후), 送(보낼·송), 傘(우산·산)’이 합쳐진 ‘雨後送傘’은 ‘비 온 뒤에 우산을 보내다’라는 말이 된다. 비가 온 뒤에 우산을 보내서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 말은 결국 ‘무슨 일이 끝난 뒤에 하는 쓸 데 없는 행위’를 뜻한다. 우리 속담으로는 ‘행차 뒤에 나팔’이 이에 해당한다. ‘雨’에는 이와 같이 ‘비가 내리다’라는 뜻이 있으므로 ‘不雨’는 ‘비가 내리지 않다’라는 말이 된다.
이상의 의미를 모으면 ‘密雲不雨’는 ‘빽빽한 구름인데 비가 내리지 않는다’, 즉 ‘구름이 빽빽하게 끼었는데도 비가 내리지 않는다’라는 말이 된다. 이 말은 바로 ‘곧 비가 내릴 것 같은데 아직 비가 오지 않는다’라는 말로 풀이된다. 따라서 ‘密雲不雨’는 무슨 일이 곧 발생할 것 같은 상황을 나타낸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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