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金壽煥) 추기경, 29명의 주교, 신부와 신자 등 60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정 추기경은 신자들이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하자 “고맙습니다”며 두 손을 모아 은은한 미소로 화답했다. 서품식이 끝난 뒤 정 추기경이 퇴장하자 수백 명의 신자들이 손을 내밀며 “추기경님, 축하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입니다”를 연호했으며 중고교생 등 젊은 신자들은 디지털카메라로 정 추기경의 모습을 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정 추기경은 이번 일요일(26일) 낮 12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추기경으로서는 처음으로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 추기경은 추기경 예복인 진홍색 수단이 아직 준비되지 않아 기존의 대주교 예복을 입고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정 추기경의 수단은 현재 서울의 한 수녀원에서 제작 중이다. 이 수녀원은 원래 갖고 있던 정 추기경의 치수로 새 옷을 짓는 중인데 열흘쯤 걸리기 때문에 3월 초에 새 옷이 나올 예정이다. 그래서 정 추기경이 진홍색 수단을 입는 첫 공식행사는 3월 24일 로마에서 열리는 신임 추기경단 서임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추기경은 3월 5일 로마 우르바노대학에서 열리는 세미나 참석차 출국할 예정인데 로마에서도 전 세계 고위 성직자들이 단골로 이용하는 양복점에서 추기경 수단을 한 벌 더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수단은 프랑스어 수탄(soutane)의 한국어식 발음으로 성직자들의 신분을 표시하는 옷이다. 일반적으로 신부는 검은색(지역에 따라 여름에는 흰색), 주교와 대주교는 자주색, 추기경은 진홍색(순교자의 피를 상징), 교황은 흰색의 수단을 입는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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