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보물섬’은 제주도에 온 두 일본인 처녀가 주인공. 할아버지가 유언으로 남긴 ‘제주도 한림의 보물상자’를 찾으러 온 미에와 친구 에이코의 하루 여정을 담았다. 한국과 일본, 재일동포의 시선까지 군더더기 없는 줄거리에 다양한 메시지를 던진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환전 사기꾼에게 돈을 몽땅 털린 두 사람은 거리에 있는 오토바이를 타고 제주도를 돌아다니다 오토바이의 주인이라 자처한 고등학생들에게 험한 꼴을 당한다.
2편 ‘엄마 찾아 삼만리’는 돈 벌러 일본에 간 엄마를 만나러 가기 위해 노트북 사기 판매로 돈을 모으는 문제아 고교생의 성장통을 그렸다. 엄마의 부재와 함께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는 학교생활에 지친 주인공에게 한국은 단지 벗어나고 싶은 공간이다.
반면 일본은 단지 엄마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 때문에라도 가보고 싶은 이상형의 나라다. 이 작품에는 일본 사람이 등장하지 않고 일본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 세 단편 중 가장 덤덤하고 무신경하게 한일 관계를 다루고 있다.
3편 ‘공항남녀’는 인천공항에서 마주친 한국인 여자와 일본인 남자의 만남을 통해 ‘인간적 소통’을 그렸다. 일본의 관광 가이드 잡지에서 일하는 이시다는 비행기를 놓치고 우연히 공항 서점에서 일하는 20대 한국 처녀와 만난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인천공항에서의 낭만적이면서도 잔잔한 사건으로 이어진다. 서울 종로구 씨네코아에서 상영 중. 15세 이상 관람가.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