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이창호 9단 마침내 ‘국수’ 탈환

  • 입력 2006년 3월 2일 18시 15분


2년만에 되돌아 온 국수 타이틀. 이창호 9단이 풀세트 접전 끝에 국수 타이틀 탈환에 성공했다.

3월 2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49기 국수전 도전5번기 최종국에서 이창호 9단이 최철한 9단을 상대로 125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3대2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이창호 9단은 전자랜드배 왕중왕, 왕위, 십단, KBS바둑왕, 그리고 국수 타이틀까지 거머쥐며 국내 5관왕에 등극, 명실상부한 1인자의 위치에 올랐다. 반면, 대회 3연패를 내다봤던 최철한 9단은 GS칼텍스배만을 보유하며 국내 입지가 축소.

47기 국수전을 비롯해 이번에도 역시 흑번 필승으로 진행된 도전기 시리즈. 대국에 앞서 돌가리기에서 부터 ‘과연 누가 흑을 쥘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진 최종국은 이창호 9단이 선번을 차지하며 심리적으로 유리한 상황으로 출발.

흑의 실리와 백의 두터움으로 절충된 바둑은, 초반 백(최철한 9단)의 정석 선택이 좋지 않았다. 중앙을 둘러싼 흑백간의 행마가 초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백62가 실착. 흑은 좌하변을 중심으로 커다란 집을 형성한 반면, 백은 중앙에 모양을 그리며 큰 집을 기대했으나, 이창호 9단의 정확한 형세판단에 시종 흑이 유리한 형세. 결국, 125수만에 최철한 9단이 돌을 거두며 바둑은 끝이 났다.

유독 최철한 9단에게 번기 승부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이창호 9단은 최근 삼성화재배 결승 진출 좌절에 이어 농심신라면배 최종국에서 패하는 등 슬럼프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으나, 이 대국에서 승리하며 다시 한번 저력을 과시.

특히 47기 국수전에서 3대 2로 타이틀을 빼앗기고, 48기때 리턴매치에서 영봉패를 당하는 아픔을 겪었던 이창호 9단은 이 대회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기필코 국수위를 되찾았다. 두 기사간 통산 전적은 17승 16패(최철한 9단 기준).

한편, 국수전 도전5국을 끝으로 제한시간 4시간짜리 바둑은 사라져버렸다.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국수전은 그 동안 4시간 바둑을 고수하며 장수 기전으로 바둑팬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기전. 하지만, 현대바둑의 흐름에 맞춰 차기 대회부터는 각 3시간으로 축소.

50회째를 내다보고 있는 국내 최고(最古) 전통의 기전, 국수전은 동아일보에서 주최하며, 기아자동차에서 후원한다. 총8인의 패자부활 넉다운 토너먼트로 진행되며, 도전자와 타이틀 보유자간의 도전5번기를 통해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 우승상금은 4천만원.

* 한눈에 쏙! 한줄 관전기

초반 정석 선택이 백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42와 44가 꼬인 행마.

48로 막은 방향도 과한 행마.

결정적인 실착은 백62로,

형세를 만회하기 어려워짐.

* 이창호 9단 vs 최철한 9단 결승(도전기) 시리즈 현황*

2004년 3월 / 제47기 국수전 도전기 3-2 최철한 승

2004년 4월 / 제15기 기성전 도전기 3-1 최철한 승

2005년 2월 / 제48기 국수전 도전기 3-0 최철한 승

2005년 7월 / 제2회 전자랜드배 결승 2-0 이창호 승

2005년 12월 / 제10기 GS칼텍스배 결승 3-2 최철한 승

2006년 2월 / 제49기 국수전 도전기 3-2 이창호 승

기사제공 : 사이버오로 김상우기자(badugy79@cyberoro.com)

기보 생중계 : 사이버오로 http://www.cyberoro.com/gibo/live_info.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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