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橋’는 ‘木(나무 목)’과 ‘喬(교)’가 합쳐진 글자이다. ‘喬’는 원래 나뭇가지가 너무 높이 솟아서 휘어진 것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喬’는 ‘높이 솟다, 위쪽으로 굽은 가지’라는 뜻을 갖는다. 그리고 ‘위쪽으로 굽은 가지’로부터 ‘변하다, 꾸미다, 속이다’라는 의미가 생긴다. 이에 따르면 ‘木’과 ‘喬’가 합쳐진 ‘橋’는 ‘높이 솟은 나무’가 된다. 이는 개울이나 강물 위에 높게 설치한 다리를 가리킨다. ‘轎(교)’는 ‘車(수레 거)’와 ‘喬’가 합쳐진 글자이므로 ‘높게 들린 수레’라는 뜻으로서 ‘가마’를 가리킨다. 수레는 땅위에 붙어서 굴러가지만 가마는 사람이 들고 가는 것이므로 높게 들렸다고 본 것이다. ‘驕(교)’는 ‘馬(말 마)’와 ‘喬’가 합쳐진 글자로서 ‘키가 큰 말’을 나타낸다. 우리나라의 말은 키가 작기 때문에 이 글자의 의미를 알기 어렵지만, 정말 키가 큰 말 앞에 서서 그 말이 사람을 내려다보는 모습을 보면 거만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에 따라 ‘驕’는 ‘거만하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矯(교)’는 ‘矢(화살 시)’와 ‘喬’가 합쳐진 글자이다. ‘喬’에는 ‘위쪽으로 굽은 가지’라는 뜻이 있으므로 ‘矯’는 ‘화살이 굽은 것’을 나타낸다. 화살이 굽으면 어찌 해야 하는가? 이를 반듯이 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矯’에는 ‘바로잡다’라는 뜻이 있게 된다. ‘正(정)’은 ‘올바르다’라는 뜻이므로 ‘矯正(교정)’은 ‘바로 잡아서 바르게 하다’라는 뜻이다. ‘僑(교)’는 ‘인(사람 인)’과 ‘喬’가 합쳐진 글자인데, 이 경우의 ‘喬’는 ‘꾸미다’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僑’는 ‘꾸민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海外僑民(해외교민)’이라는 말은 ‘바다 밖에서 꾸미고 사는 사람’, 즉 ‘외국에서 그 나라 사람으로 꾸며 사는 한국인’이라는 뜻이 된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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