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룡의 화첩기행]내소사

  • 입력 2006년 3월 3일 03시 06분


내소사 가는 길엔 긴 전나무 숲길이 먼저 반긴다. 색도 지고 잎도 져 정결한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는 산사. 대웅전의 꽃살문은 색깔 없는 소박함 그대로 작품이다. 여섯 잎 보상화를 얄따랗게 조각하여 맞춰 나간 솜씨는, 분명 이름 없는 장인의 흔적이건만 현대 미술이 이보다 나을까! 고색창연한 절집 앞에서 당산나무가 다짐을 한다. 세월아 늙어 가느냐, 나도 늙는다. 이제 우리도 꽃살문 같은 집 다시 짓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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