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서 곰곰이 생각했다. 왜 상대방의 종교, 또는 교파를 존중하지 않고 무례하게 차 안에서 큰소리로 전도하는 것일까. 전도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피곤한 도시생활에서 눈을 붙이며 조용히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짜증스러운 소음 공해가 된다고 생각했다. 사실 교회에 가고 싶은 사람도 이런 방법으로는 교화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전도자를 보내는 교회라면 과연 올바른 신앙을 가르칠 수 있을까.
인간이 선택한 종교는 진리를 알고, 신을 추구하는 중요한 도구다. 종교 자체를 삶의 궁극적 목표로 생각한다면 크게 잘못된 일이다. 종교의 본질은 인간을 위해 있는 것이다. 인간이 종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종교인들이 가끔 이 원리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난달 5일부터 23일까지 서로 종교가 다른 여성 수도자들의 모임인 ‘삼소회’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함께 기도하면서 불교, 원불교, 그리스도교의 국내외 성지를 순례하고 왔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지구 가족(Global family)의 평화를 위해 종교 화합의 정신을 배워야겠다.
오카타리나 수녀·성공회 성가수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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