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 담백한 리허설 풍경…금호아트홀 갤러리 리허설 사진전

  • 입력 2006년 3월 4일 03시 06분


음악회가 열리기 전, 리허설 풍경은 진지하고 솔직하다. 드레스도 입지 않고, 나비넥타이도 매지 않은 연주자들의 꾸밈없는 모습은 예술이 그냥 탄생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 준다. 연주가 뜻대로 되지 않아 피아노 앞에서 한숨을 내쉬기도 하고, 자세를 점검하느라 대기실 거울에 자신을 비추며 바이올린을 켜기도 하고, 앙상블을 하는 동료 연주자와 웃음보를 터뜨리기도 하고….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트홀 갤러리에서 이달 말까지 열리는 ‘사진가의 눈으로 본 음악에의 열정’에 전시된 연주자들의 모습이다. 금호문화재단의 전속 사진작가인 구본숙 씨가 6년간 수백 명의 국내외 연주자의 리허설 장면을 찍어온 것들 중 엄선한 것. 흔히 볼 수 없는 음악가들의 무대 뒤 모습에서 예술가의 고뇌에 찬 영혼이 느껴진다. 스튜디오에서 한껏 멋 부리고 찍은 홍보용 ‘뽀샤시 사진’에 익숙한 음악가들은 전시장에 걸린 사진의 주인공이 자신인 줄도 몰라볼 정도로 낯설어 한다.

구 씨는 “음악적 감동을 표현하기 위해 연주자와 함께 호흡하고 눈빛을 맞추면서 먹잇감을 사냥하듯 셔터를 눌러 왔다”고 말한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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