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이 없는 최강자라는 점에서 미국은 종종 로마제국에 비유된다. 2000여 년의 시차를 두고 세계 역사의 정점에 등장한 두 나라 사이에는 유사점이 많다. 우선 두 나라의 도약은 알렉산더대왕 칭기즈칸 나폴레옹 같은 걸출한 정복자에 의존하지 않았다. 여러 단계를 거쳐 초강대국으로 성장했다. 둘 다 스스로의 안보를 목적으로 밖으로 팽창해 나갔다.
물론 차이점도 상당하다. 한쪽은 무기를 앞세워 투쟁으로 커 나갔고, 한쪽은 이주와 구매, 경제적 팽창을 통해 성장했다. 로마는 정치적 본능, 국민적 규율과 군사적 강대함이 힘의 근원이었던 반면 미국은 기업가적 에너지, 역동적인 기술의 진보가 도약의 원천이었다.
독일 출신의 저널리스트로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을 지낸 저자는 미국과 로마를 비교역사학의 관점에서 살펴보면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 “도시국가 로마는 제국이 됐고, 공화정은 제정이 됐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마와 미국의 길은 달라질 수도 같아질 수도 있다. 미국은 제국의 권력을 위해 민주주의를 희생할 것인가?”
이기홍 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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