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수로 치면 ‘난타’의 기록이 단연 압도적이다. 1997년 시작돼 연중무휴로 무대에 올려지는 ‘난타’의 경우 지방까지 합쳐 5789회 공연됐다. 그러나 특정 기간에 단일팀이 공연하는 ‘지하철 1호선’과 달리 동시에 7개 팀까지 공연하는 것이 차이.
창작뮤지컬로는 ‘사랑은 비를 타고’가 장수 뮤지컬로 꼽힌다. 1995년 초연 이후 11년째 공연 중이며 최근 1700회를 넘겼다.
연극으로는 대학로에서 9년째 공연 중인 ‘용띠 위에 개띠’가 최장수로 2400회를 넘겼다. ‘라이어’도 8년째 공연 중.
400회를 넘긴 중극장 뮤지컬 ‘아이 러브 유’도 장기공연작으로 꼽히고, 8개월을 목표로 공연 중인 뮤지컬 ‘아이다’에도 ‘장기공연’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장기 공연’의 기준은 뭘까? 공연계에도 명확한 기준은 없다.
김종헌 쇼틱 대표는 “최초 제작비를 회수한 이후 새로 제작비 투입 없이 발생하는 매출만으로도 계속 공연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가령 ‘지하철 1호선’처럼 한번 만들어진 작품을 상시 공연하며 오픈 런(Open-run·폐막일을 정하지 않고 무기한 공연)으로 공연하는 것은 ‘장기 공연’이지만, 작품의 막을 내린 뒤 몇 달 혹은 몇 년 마다 새롭게 제작해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공연하는 것은 ‘레퍼토리 공연’이라는 것.
김 대표는 “보통 브로드웨이의 경우 2년 이상 가면 장기 공연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국내 시장 여건에서는 상시 공연이 아니라 한두 달 쉬었다가 다시 무대에 올려지더라도 완전히 새로운 프로덕션이 아니라면 장기 공연이라고 간주한다”고 말했다.
반면 뮤지컬 컬럼니스트 조용신 씨는 “국내 공연 현실을 고려하면 흥행 수익 여부와 상관없이 대극장 작품의 경우 8주 정도만 넘겨도 장기 공연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로드웨이의 대표적인 장기 공연 작품은 최근 ‘캣츠’의 최다공연기록(7485회)을 깬 ‘오페라의 유령’이 꼽힌다. 이 밖에 ‘라이언 킹’ ‘맘마미아’ 등도 수년째 굳건히 무대를 지키고 있다.
브로드웨이와 오프브로드웨이를 통틀어 최장공연기록(43년)은 ‘환타스틱스’가 갖고 있고 현재 공연 중인 작품으로는 ‘아이 러브 유’가 9년째 롱런 중이다.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세계 최장 공연 기록은 영국에서 지금도 공연 중인 연극 ‘쥐덫’이 갖고 있다. 아가사 크리스티 원작으로 1952년 초연된 후 55년째 장수하고 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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