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비]공직자와 忠義

  • 입력 2006년 3월 10일 03시 11분


올해는 병술(丙戌)년 개띠 해다. 개는 동서양에서 인간과 가장 친숙한 동물로 꼽힌다. 개에 관한 이야기도 많다. 개의 여러 덕성 중 예로부터 으뜸으로 치는 것은 충직하게 주인을 섬기는 충의로움이다. 수년 전에도 옛 주인을 찾아 수백 km를 헤맨 끝에, 진도까지 되돌아간 진돗개 이야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100여 년 전 증산도를 창도하신 증산(1871∼1909) 상제님께서는 “나는 추상같은 절개와 태양같이 뜨거운 충의(忠義)를 사랑하노라”(道典 4:15:7)는 말씀을 하셨다. 충의란 진정에서 우러나는 정성과 절의로, 특히 국가나 임금, 백성에게 바치는 지극한 마음이다. 충의가 이런 뜻이기에 누구나 충의의 푯대를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하겠지만, 가장 충의로워야 할 사람은 국록(國祿)을 받으며 나라살림을 꾸려가는 공직자가 아닐까 싶다.

마음 깊은 곳에 충의로움이 가득하면, 외적으로도 상생의 관계가 저절로 정립될 것이다. 충의로움은 나보다는 남과, 더 큰 나인 우리를 챙기는 상생의 마음이니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상생의 정치, 상생의 경영, 상생의 노사관계 등 상생이 사회 각 부문이 도달해야 할 최고선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증산 상제님께서는 ‘나의 도는 상생(相生)의 대도’라고 말씀하셨다. 상생은 서로 더불어 잘되자는 공생(共生)의 의미를 넘어 “남이 잘되고 남은 것만 차지하여도 우리 일이 된다”는 말씀처럼, 적극적으로 상대방을 잘되게 봉사한다는 종교적 구원의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에서 여러 뜻있는 인사가 자천타천으로 지역민을 섬기겠다고 앞 다투어 나서고 있다. 이번에는 말만 번지르르하고 자신의 입신만을 위하는 사람을 뽑을 것이 아니라 충의로움으로 백성을 하늘같이 섬기는 선량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대한민국은 더 살맛 나고 상생의 도심(道心)이 넘쳐 나는 나라로 자연 탈바꿈될 것이다.

곽기영 증산도 서울 신대방 도장 수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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