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8>補(보)

  • 입력 2006년 3월 13일 03시 04분


‘甫(보)’는 ‘채소밭’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한자의 최초 형태인 갑골문을 보면 ‘甫’는 밭에서 싹이 자라는 모양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甫’의 최초의 의미는 ‘밭, 싹이 나다’는 뜻이다.

‘補(보)’는 ‘의(옷 의)’와 ‘甫’가 합쳐진 글자이다. 그러므로 ‘補’는 ‘싹이 난 것 같은 의복’, 즉 ‘보푸라기가 일어난 의복’을 나타낸다. 옷을 기우면 기운 실밥이 보푸라기처럼 일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補’에는 ‘깁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옷을 깁는 행위는, 헤어진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므로 ‘補’에는 ‘보충하다’라는 의미가 생겼고, ‘보충하다’는 또한 무엇인가를 도와주는 행위이므로 ‘補’에는 ‘돕다’라는 의미도 생겼다.

‘浦(포)’는 ‘수(물 수)’와 ‘甫’가 합쳐진 글자로서 ‘물가에 있는 밭’을 나타낸다. 이로부터 ‘浦’는 ‘물가, 바닷가’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浦口(포구)’는 ‘물가나 바닷가의 입’이라는 뜻이므로, 배가 드나드는 입구인 ‘강어귀’를 나타낸다.

‘捕(포)’는 ‘수(손 수)’와 ‘甫’가 합쳐진 글자로서 ‘싹이 나는 밭에서 손으로 하는 행위’를 나타낸다. 싹이 나는 밭에서 손으로 하는 행위는 잡초를 잡아 뽑는 일일 것이다. 그러므로 ‘捕’에는 ‘잡다, 뽑다’라는 뜻이 생기게 된다. ‘生捕(생포)’는 ‘산 채로 잡다’라는 뜻이다.

‘鋪(포)’는 원래 ‘포’라고 썼다. ‘포’는 ‘舍(집 사)’와 ‘甫’가 합쳐진 글자이다. 그러므로 ‘포’는 ‘밭에 있는 집’이라는 뜻이다. 밭에 있는 집은 농사일을 하다가 쉴 때 이용하는 임시 거처이다. 이러한 임시 거처의 성격 때문에 ‘포’는 잠시 쉬어 가는 ‘여인숙’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여인숙에는 상점이 함께 있었으므로 ‘상점, 점포’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포’를 요즈음은 곧잘 ‘鋪’로 쓴다. ‘鋪道(포도)’는 ‘돌이나 아스팔트 등을 펴서 덮어놓은 길’이라는 뜻이며, 도로를 ‘鋪裝(포장)’한다는 말은 도로에 ‘돌이나 아스팔트 등을 펴서 덮는다’라는 뜻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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