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9>知者自知, 仁者自愛

  • 입력 2006년 3월 15일 03시 05분


사람이 자신을 잘 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으른 사람들은 흔히 ‘나는 노력을 더 해야만 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노력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리고 현재의 모습은 자기가 아니며 노력하는 자기가 진실한 자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의 진정한 자기는 게으른 모습의 자기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자신이 게으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부지런하게 살아갈 방법을 찾는다면 그는 지혜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오만한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이 오만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가끔 겸손했던 자신의 모습, 혹은 상상의 세계에서 겸손해하는 자신을 진정한 자기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진정한 모습은 오만한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자기가 오만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곧 자신을 고치려 할 것이다. 이를 고치려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知者自知(지자자지)’라는 말이 있다. ‘知’는 ‘지혜롭다, 알다’라는 뜻이고, ‘者’는 ‘사람’이라는 뜻이므로 ‘知者’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말이다. ‘自知’의 ‘自’는 ‘자기’라는 뜻이고, ‘知’는 ‘알다’라는 뜻이므로 ‘自知’는 ‘자기를 알다’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知者自知’는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을 안다’라는 말이 된다.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는가? 나태는 자신을 편하게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행동은 아니다. 내가 오만하면 타인이 나를 미워할 것이므로, 오만은 자신을 사랑하는 행동이 아니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자기의 육체조차도 사랑하지 않는 행위이다. 자연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곧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仁者自愛(인자자애)’의 ‘仁’은 ‘인자하다’라는 뜻이고, ‘愛’는 ‘사랑한다’는 뜻이므로, 이는 ‘인자한 사람은 자기를 사랑한다’라는 말이 된다. ‘知者自知, 仁者自愛(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을 알고, 인자한 사람은 자기를 사랑한다).’ 荀子(순자)에 나오는 말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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