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예선대국실에서 50기 국수전이 개막됐다.
반세기를 넘긴 기전은 국내외를 합쳐 일본의 혼인보(本因坊)전을 제외하곤 국수전이 유일하며 국내에선 최장수 기전이다.
1956년 출범한 국수전은 조남철 김인 윤기현 하찬석 조훈현 서봉수 이창호 루이나이웨이 최철한 9단 등 9명의 국수를 배출하며 한국 바둑계를 이끌어 왔다.
동아일보사와 한국기원은 50기를 기념해 역대 국수의 친선대국과 기보집 발간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다.
50기 첫날인 이날 예선 참가자 179명 중 82명의 기사가 1회전을 벌였으며 나머지 기사는 16일 1회전을 둔다. 이어 17∼27일 3차례의 예선전 토너먼트를 거쳐 13명의 본선 진출자를 결정한다.
국수전은 50기를 맞아 기전 방식에 변화를 줬다.
1986년 30기부터 49기까지는 패자부활전을 가미한 8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졌으나 더 많은 기사에게 본선 진출의 기회를 준다는 뜻에서 이번부터 16강 토너먼트로 변경했다. 예선을 통과한 50기 본선 진출자 13명은 본선 시드를 받은 최철한 9단, 이세돌 9단, 윤현석 8단과 함께 대국을 벌인다.
본선 결승에 오른 2명의 기사는 3번기로 도전자 결정전을 두며 승자가 이창호 국수와 내년 1월부터 도전 5번기를 벌인다.
제한시간이 점차 단축되는 추세에 따라 본선과 도전기 제한시간도 4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였다.
국수전 관전기를 담당하고 있는 김승준 9단은 “기전 면모를 일신하며 본선 진출자가 5명에서 13명으로 늘어나 열기가 어느 때보다도 높다”며 “이번 대회 우승자는 50기 타이틀 보유자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만큼 기사들의 각오도 만만찮다”고 말했다.
이날 예선 1회전에서 가장 눈에 띈 대국은 국내 랭킹 6위인 송태곤 7단과 8위인 안조영 9단의 대결. 도전자 후보군으로 꼽히는 두 대국자가 끝까지 반집을 다투는 혈전을 벌이다가 안 9단의 불계승으로 막을 내렸다. 원성진 7단과 여성기사 박지은 6단의 성 대결에선 원 7단이 승리했다.
하찬석 전 국수는 “‘국수=당대 1인자’라는 인식에 걸맞게 50기 국수전은 어느 기전보다도 뜨거운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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