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재개관 토지박물관 첫 전시회 여는 조유전 관장

  • 입력 2006년 3월 18일 03시 05분


평생 문화재 발굴 및 보존 현장을 지키다 개발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기관인 한국토지공사 산하 토지박물관(경기 성남시)으로 옮겨 화제를 모았던 조유전(趙由典·64·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사진) 토지박물관장이 부임 후 첫 전시회를 한다.

1월에 토지박물관장으로 부임한 뒤 토지공사 개발 현장과 유물발굴 현장을 발이 닳도록 누벼 온 조 관장은 “토지공사는 개발을 위주로 하지만 토지박물관을 통해 보존에도 힘을 쏟도록 진언하고 있다. 개발과 보존의 조화로운 공존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굳어진다”고 말했다.

토지박물관은 리모델링을 거쳐 20일부터 ‘생명의 땅 역사의 땅’이란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토지박물관이 갖고 있는 2만5000여 점의 유물 중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심원권일기(沈遠權日記)’와 ‘만력15년명(1587년) 분재기(分財記)’와 같은 희귀 문서 등 다양한 유물을 선보입니다.”

조선시대 생업경제 한눈에 울산에 살았던 심원권이라는 사람이 20세 때인 1870년부터 83세로 사망하는 1933년까지 64년간 쓴 일기. 당시 농업, 천문, 기상, 땅값, 물가 등 생업경제와 관련된 내용을 담아 조선시대 계량경제사 연구의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 제공 토지박물관

조 관장의 장기적 목표는 내년 개관 10주년을 맞아 박물관을 지역 주민과 밀착된 장소로 만드는 것.

“인구 100만 명에 육박하는 성남시에 번듯한 박물관이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지금 운영하는 박물관 교육프로그램에 사람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 신청합니다. 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풀어 줄 방안을 마련할 겁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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