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서관 이현출(李鉉出·42·사진) 입법정보관이 쓴 ‘매니페스토와 한국정치 개혁’(건국대 출판부)이 그것.
이 입법정보관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매니페스토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일본 오사카(大阪)시립대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일본정치와 한국정치를 비교 연구하다가 2003년부터 본격화된 일본의 매니페스토 운동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제도는 많이 고쳐졌는데도 우리 정치가 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 우선순위, 기간, 일정, 예산을 정확히 갖춰 공약을 제시하고 그에 따라 평가받는 매니페스토가 평소 갖고 있던 의문의 ‘해결책’임을 알게 됐다. 유권자가 당선자의 공약을 담보로 이행 과정을 평가한다면 정치와 정당이 체질을 개선할 수밖에 없기 때문.
이 책에서는 특히 2002년 시도지사 선거와 2004년 17대 국회의원 총선에서의 선거공약을 매니페스토 관점에서 분석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이 정보관은 당시 각 정당과 시도지사 후보들이 낸 선거 공약을 “공약(空約)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백화점식 나열이고 구체성이 결여된, 실천 없는 희망사항의 종합”이라고 꼬집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