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20일 “조만간 공개 재판을 열어 동아일보사 등 헌법소원 청구인의 대리인과 문화관광부 등 피청구인의 대리인들이 참석하는 구두변론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두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은 국민의 관심이 큰 사안으로 헌재는 이미 중요 사건으로 지정했다”며 “공개 재판을 통해 양측 대리인들이 구두변론을 벌이는 것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공개 재판을 통한 구두변론은 말 그대로 양쪽 대리인들이 윤영철(尹永哲) 헌재 소장 등 9명의 재판관 앞에서 각자의 주장을 펼치고 증거를 설명하는 등 ‘말’로 법정 공방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
이 자리에서는 신문의 사회적 책임, 신문·방송 겸업 금지, 시장 지배적 사업자 규제, 언론중재위원회 시정권고권 신설 조항 등에 대한 위헌 여부를 둘러싸고 치열한 법리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사와 동아일보 사회부 조용우(趙龍雨) 기자, 독자인 유재천(劉載天·한림대 한림과학원장) 씨는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에 대해 지난해 3월 23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동아일보사 등은 당시 신문사의 시장점유율을 제한한 신문법 제17조 등 4개 조항과 언론중재법 조항들에 대해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언론·출판의 자유(제21조 1항)와 직업의 자유(제15조), 경제적 자유(제119조 1항) 등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씨는 “신문법은 독자가 좋아하는 신문을 구독할 자유를 제한하고 있어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자기결정권(신문 선택권)과 제21조 1항의 알 권리(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이 밖에도 두 법률과 관련한 3건의 헌법소원 사건과 1건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사건을 함께 심리 중이다.
정인봉(鄭寅鳳) 변호사와 ㈜환경건설일보, 그리고 조선일보사는 지난해 두 법률에 대해 각각 별도의 헌법소원을 냈다.
또 서울중앙지법 언론전담 재판부인 민사합의25부는 올해 1월 19일 국가정보원이 조선일보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사건에서 국정원의 청구 근거가 된 언론중재법 제14조 2항과 제31조의 뒷부분, 제26조 6항의 앞부분에 대해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2000년 이후 제주도4·3사건 특별법 헌법소원 사건, 호주제 위헌법률심판 제청 사건,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 등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서 구두변론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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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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