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게와 투스텝 섞어 볼래요”…크레이그 데이비드 인터뷰

  • 입력 2006년 3월 22일 03시 00분


사진 제공 프라이빗 커브
사진 제공 프라이빗 커브
“제가 만든 ‘투스텝’은 ‘흑인 음악과 테크노의 만남’이었죠. 리듬앤드블루스 음악에 잘게 쪼갠 비트를 얹은 내 음악이 인기를 얻은 것은 ‘신의 섭리’라고 할까요.”

그의 자신감에는 그럴 만한 단서들이 있다.

첫째, 그는 마돈나, 그룹 ‘U2’의 리더인 보노 등 톱 가수들이 “꼭 한번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말하는 가수다.

둘째, 그는 영국 팝 싱글차트 역사상 ‘최연소 1위 가수’다.

셋째, 그룹 ‘god’의 ‘길’, 세븐의 ‘두걸음’ 등 국내 가수들의 히트곡 창작에도 그는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가수가 더 좋아하는 가수, 그는 바로 영국 가수 크레이그 데이비드(25·사진)이다.

‘투스텝’ 장르로 21세기 흑인 음악계를 주도하고 있는 그가 다음달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연다. 내한에 앞서 그와 e메일 인터뷰를 했다.

“‘어떤 음악을 할까’보다는 ‘어떤 스타일이 좋을까’라는 질문을 더 많이 해요. 그러다 보면 고유한 스타일이 나오는 거죠.”

데뷔 이후 6년간 데이비드가 그린 궤적은 그의 빠른 음악만큼이나 ‘초고속 성장’이었다. 1981년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때 클럽 DJ로 활동하며 음악 동료이자 스승인 그룹 ‘아트풀 다저’의 마크 힐과 함께 비트에 대한 연구를 했다.

“한 번 쪼개 볼까” 하며 1999년 ‘투스텝’ 음악의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싱글 ‘리와인드’를 발표했고 대히트를 기록했다. 투스텝이란 하나의 박자를 반으로 쪼개는 것. 그만큼 비트 수는 2배로 늘어난다.

그는 2000년 데뷔 앨범 ‘본 투 두 잇’을 발표해 만 19세 나이로 영국 싱글차트 최연소 1위 기록을 세웠고 이듬해는 미국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21세기 스티비 원더’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2년 말에는 스팅의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를 샘플링한 ‘라이즈 & 폴’을 원곡 주인인 스팅과 함께 불렀다. “아직 30대도 안 돼 주목을 받아 정신은 없지만 기분은 좋아요. 내가 이렇게 정신이 없는데 나보다 더 빨리 인기를 얻은 마이클 잭슨은 오죽했을까요?”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지난해 8월 발표한 3집 ‘더 스토리 고스’의 수록곡을 비롯해 ‘필 미 인’, ‘세븐 데이스’ 등 흥겨운 ‘투스텝’과 부드러운 리듬앤드블루스 곡들을 부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버지가 레게음악을 좋아하셔서 레게와 투스텝을 섞어 새로운 음악을 한번 해볼까 해요. 지금까지 많은 음악이 팝계에서 뜨고 졌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만의 우표(stamp)’를 오선지에 붙이는 것이죠.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나만의 스타일. 그게 바로 ‘삶의 묘미(spice of life)’ 아닐까요?” 공연 문의 02-563-7110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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