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환상의 호흡
“권상우 씨와 저는 서로에게 치는 대사가 싹싹싹싹 서로 잡히는 느낌이랄까? 내가 (대사를) 치면 상대가 또 받아 되치고, 이런 게 참 얄밉게 보이는 맛이 있어요. 맛깔스럽다고 할까? 그게 호흡이죠.”(김)
“일단 ‘동갑내기…’가 (흥행이) 잘됐는데 이번에 호흡이 안 맞는다고 말하기가 참 애매하죠. 으흐흐흐.”(권)
“하하. 아유, 정말. (권상우 씨는) 영화에서 보면 눈빛이 굉장히 좋아요. 개구쟁이 같기도 하지만 뭔가 사랑의 느낌이 무척 진한 사람처럼 느껴져요.”(김)
“아, 저야 매력 있죠. 사람 재밌지, 몸 좋지, 돈 잘 벌지, 건강하지. 이만하면 된 거 아닌가? 으흐흐. 하늘 씨는 독특한 이미지예요. 요즘 여자 배우들은 성형을 해서 서로 비슷하게 생긴 배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하늘 씨는 닮은 사람이 없어요. 사실 요즘 배우들 턱이 요렇게 갸름해 가지고, 딱 그렇잖아요?”(권)
②무명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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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군대를 제대한 뒤 연예계에 데뷔하기까지가 참 힘들었어요. 3년간 서울에서 마음고생도 많이 했어요. 서울에 무작정 올라왔는데, 그땐 지하철 압구정역이 강남 전체인 줄 알았어요. 압구정역에서 내려 대치동 청담동 논현동을 다 걸어 다니면서 내 프로필 사진을 돌렸죠. 그땐 은행 광고 저 뒤에 서 있는 단역 있죠? 거기 얼굴 내밀고 15만 원 받아서 그걸로 한 달을 살았어요.”(권)
“으음, 참 불쌍했네.”(김)
“‘동갑내기…’ 때도 저는 잃을 게 없었으니까 아무 생각 없었어요. 어찌 돼도 본전은 되니까…. 아, ‘김하늘이 유명한 연예인이니까 거기 묻어가면 되겠다’는 생각도 했죠.”(권)
“묻어간다고? 하하하.”(김)
(영화 속에서 스턴트맨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지환은 청룽과 같은 액션 배우가 되길 꿈꾸고 달래는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고 여배우가 되기 위해 오디션 장을 끊임없이 기웃거린다.)
③마침표
“저는 이 영화가 착하고 재밌는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30대가 되면 찍기 힘든 영화란 생각도요. 이렇게 순수하고 예쁜 영화를 앞으로 찍을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제가 다시 코미디로 가는 건 이제 아닌 것 같고, 멜로로 들어가는 건 저 스스로가 재미없어요. 여성 관객들한테는 절대로 지지받지 못하는 신데렐라나 콩쥐 같은 캐릭터는 이제 안 할 거예요. 이젠 여자들이 지지해 주고 공감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김)
“이젠 더 스페셜한, 정말 여자를 더 잘 아는, 그런 멜로도 해보고 싶어요. 아, 참. 엊그제 지태(배우 유지태)가 청춘만화 시사 보고 나서 문자메시지 보냈던데. ‘늙은 것들이 젊은 척한다’고…. 히히.”(권)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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