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庸(중용)에 ‘至誠如神(지성여신)’이라는 말이 나온다. ‘至’는 ‘다다르다, 지극한’이라는 뜻이다. 우리말에서는 ‘다다르다’와 ‘지극한’이 서로 다른 말 같지만 한자의 세계에서는 이 두 가지 의미는 같다. 왜냐하면 ‘至極(지극)’은 ‘極度(극도)에 다다르다‘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誠’은 ‘言’과 ‘成’이 합쳐진 글자이다. ‘言’은 ‘말’이라는 뜻이고, ‘成’은 ‘이루다’라는 뜻이므로 ‘誠’은 ‘자기가 한 말을 행동으로 이루는 것’을 나타낸다. ‘誠’이 ‘정성, 순수한 마음, 참되다, 진실한’이라는 뜻을 갖는 이유는 이것이다. 중국인은 자신이 한 말을 실행하는 것, 언행이 일치되는 것을 ‘정성, 진실, 참되다’라고 본 것이다. ‘如’는 ‘같다’라는 말이다. ‘神’은 ‘示(시)’와 ‘申(신)’이 합쳐진 글자이다. ‘示’는 神主(신주)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하늘의 계시를 뜻한다. ‘申(신)’은 甲骨文(갑골문)에서는 번개가 퍼져 가는 모양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申’은 퍼져 가는 행위를 나타내게 되었다. ‘人(사람·인)’과 ‘申’이 합쳐진 ‘伸(신)’은 사람이 펼쳐지는 행위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伸’은 ‘몸을 펴다, 기지개를 켜다’라는 뜻이고 이에서 ‘늘어나다’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쓰는 ‘伸縮性(신축성)’이라는 말은 ‘늘어나고 줄어드는 성질’이라는 말이다. ‘縮’은 ‘줄어들다’라는 뜻이다. ‘(멱,사)(실·사)’와 ‘申’이 합쳐진 ‘紳’은 ‘예복에 매는 큰 띠’라는 뜻이다. 큰 띠는 실로 만들어져 있으며, 길게 퍼져 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서 흔히 관복을 입을 때 사용한다. 그러므로 큰 띠는 관직을 상징한다. 紳士(신사)라는 말은 이러한 큰 띠를 매고 있는 선비라는 뜻이다. 이렇게 보면 ‘神’은 하늘의 계시가 퍼져 가는 것을 나타낸다. 다시 말하면 하늘의 계시를 펼쳐 주는 것이 신이라는 것이다. 위의 내용을 정리하면 ‘至誠如神’은 ‘지극한 정성을 기울이면 신과 같이 된다’라는 의미가 된다. 과연 그런가? 中庸에서는 ‘지극히 정성을 기울이는 사람에게는 앞으로 올 禍福(화복)이 보인다’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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