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씨가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에 다시 도전하는 것은 2001년 7월 K2(8611m) 등정으로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이래 5년 만의 일. 박 씨는 이후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에 주력해 2002년 기록을 달성했다. 또 극지로 눈을 돌려 2004년 남극점을 밟는 데 성공했고 작년에는 북극점에 도달해 사상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 북극점 남극점 도달을 모두 하는 것)을 달성했다.
‘히말라야의 철인’으로 불리는 박 씨가 에베레스트를 또 찾은 것은 세계 최초 기록을 하나 더 추가하기 위해서다.
네팔(남쪽)과 중국(티베트·북쪽)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에베레스트 횡단은 1988년 일본 중국 네팔 합동원정대가 도전해 일본인 야마다 노보루(山田 登)와 앙 라크파 누루 셰르파 등이 처음 성공했다.
이번에 박영석 원정대가 성공하게 되면 단일팀으로는 에베레스트 횡단 세계 최초가 된다.
네팔을 통해서 티베트 북면 베이스캠프(5200m)까지 가는 일정도 만만치 않지만 횡단을 하게 되면 대원들이 한 달여 동안 크레바스를 넘고 눈사태를 피해 가며 애써 만든 루트를 하산 길에 다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더욱이 정상에 선 뒤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하산 길엔 구축해 놓은 캠프가 하나도 없어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강행군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횡단 원정은 이처럼 일반 원정보다 훨씬 강한 체력과 의지력이 필요하다.
박 씨는 “1993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무산소 등정에 성공하는 등 그동안 에베레스트 등반만 5번이나 했다. 하지만 횡단은 하산 길에 8000m의 고지에서 비박(노숙)을 할 수 밖에 없어 동상으로 손발을 자를 수도 있다. 철저히 준비하고 대원들의 상태를 봐서 아무 사고 없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구자준(56) LIG 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번 원정대 대장을 맡았으며 대원은 본보에 인기만화 식객을 연재 중인 허영만(57) 화백이 참여하는 등 총 17명으로 구성됐다. 히말라야 8000m급 6개 봉우리에 오른 오희준(36·노스페이스 알파인팀) 씨가 등반 부대장이며 오영훈(28·서울대 농대 산악부 OB) 이형모(27·관동대 산악부 OB) 씨와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에 도전하는 여성 산악인 김영미(26·강릉대 산악부 OB) 씨, 유일삼(25·동국대 산악부 YB) 씨 등 신예 유망주들이 총망라됐다.
등반을 도와줄 산악전문 셰르파도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중 8개를 오른 네팔의 영웅 세랍 장부 셰르파(36) 등 최고수들이 결집했다.
원정대는 4월 5일 중국 티베트로 넘어가 니알람(3750m), 딩그리(4390m)를 거쳐 5200m에 베이스캠프, 6400m에 전진캠프(ABC)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정상 공격에 나선다. 제5캠프(8300m)를 출발해 정상을 횡단해서 네팔 쪽으로 내려올 예정일은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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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www.donga.com)은 30일 원정대원들의 원정 일지 등 각종 현장 소식을 알리고 독자들이 대원들에게 응원의 글을 남길 수 있는 원정대 미니 홈페이지(http://www.donga.com/news/d_story/sports/everest/)를 개설했다.
카트만두=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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