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9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 기타 연주자들의 음반 판매량에 따라 순위가 가려지는 차트로 스티브 바이, 잉베이 맘스틴 같은 유명 기타리스트가 1, 2위를 다툰다. 25일자 차트에서 강 씨의 음반은 록 밴드 ‘드림시어터’의 기타리스트 존 페트루치의 음반에 이어 두 번째였다.
“어릴 적부터 존경했던 존 페트루치, 조 새트리아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특히 비주류 음악인 기타 연주 음악으로 한국을 빛냈다는 게 제일 기쁘죠.”
30일 만난 그는 차분하게 소감을 밝혔지만 “데뷔 8년 만에, 6년간 방황 끝에 발매한 음반이 인정받은 셈”이라고 말할 때는 입술이 떨릴 정도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외국 기타리스트들은 ‘속주’ 위주로 테크닉을 보여 주는데 저는 테크닉보다 감성적인 부분에 치중했어요. 가사가 없는 연주 음악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쉽죠.”
데뷔 앨범 ‘마이 월드’로 기타 9의 2위에 오르기까지는 강 씨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음반이 발매되자마자 강 씨는 기타 9에 음반을 보냈다. 기타 9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강 씨의 연주를 소개했고 그의 곡을 들은 세계 각국의 기타 음악 애호가들이 3월 셋째 주 강 씨의 앨범이 미국 시장에서 발매되자 온라인으로 주문을 쏟아 낸 것.
“중학생 때부터 ‘본 조비’, ‘스트라이퍼’ 등 록과 메탈 음악에 심취했지만 전자기타를 살 돈이 없어 집에 있던 클래식 기타로 ‘메탈리카’의 노래를 연주했었죠. 대학 입학(중앙대 축산과) 후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어 1년 만에 학교를 그만둬서 부모님이 걱정도 하셨지만 지금은 ‘수고하네’라며 등을 두드려 주세요.”
강 씨의 인기는 유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폴란드의 ‘곤돌린’, 스웨덴의 ‘클로즈업’ 등 유럽 음악잡지에서도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기타 음악이 ‘배고픈 음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어요. 한류에 댄스뮤직만 담을 순 없잖아요.”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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