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누드…장미…눈길을 돌릴수 없네…사진전시 화려한 봄맞이

  • 입력 2006년 4월 5일 03시 27분


‘사진의 전설’로 불리는 미국 작가 에드워드 웨스턴의 누드 사진. 사진 제공 갤러리 뤼미에르
‘사진의 전설’로 불리는 미국 작가 에드워드 웨스턴의 누드 사진. 사진 제공 갤러리 뤼미에르
A4 용지보다 작은 크기의 누드 사진. 그런데 여체의 아름다운 곡선에선 끈적끈적한 관음적인 시선을 찾을 수 없다. 있는 그대로 벗은 몸을 사실적으로 드러내 보일 뿐이다. 사진교과서에 자주 나오는 바로 그 사진, 미국 작가 에드워드 웨스턴(1886∼1958)의 ‘누드 인 더 도어웨이(Nude in the doorway)’이다.

그는 20세기 초반 사진이 예술의 독립적 장르로 인정받는 시기에 활동한 중요 인물.

같은 전시장에 걸린 티나 모도티(1896∼1942)의 장미 사진 ‘로즈스(Roses)’는 회화 같은 느낌을 준다. 5월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사진전문 갤러리 뤼미에르에서 열리는 ‘사진의 전설: 에드워드 웨스턴 & 티나 모도티 사진’전에 나온 작품들이다. 20세기 사진 예술의 거장 웨스턴과 그의 연인이자 제자였던 모도티의 대표작들이 작은 공간을 꽉 채우고 있다.

봄날, 국내외 작가들의 사진전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표). 국내 작가 중에서는 진한 휴머니즘이 깔린 리얼리즘 사진의 진수를 보여 주는 사진가 정범태 씨의 작품전이 주목된다. ‘정범태 사진집-카메라와 함께한 반세기’도 함께 나왔다.

전시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사진의 전설…’의 경우 입장료(5000원)를 받는데도 주말이면 관객 100∼150명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갤러리도 하나둘씩 늘어나 ‘갤러리 나우’가 5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서 문을 연다. 또 서점가엔 4만∼5만 원대의 고급스러운 사진집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사진전문 출판사인 눈빛출판사 측은 “최근 나온 성남훈 사진집은 한 달여 만에 초판이 거의 다 나갔다”고 말했다. 작가가 사진전을 열고 싶어도 화랑에서 격이 떨어진다며 손을 내저었던 예전에 비해 엄청난 변화다.

화보보기 : 사진의 전설 - 에드워드 웨스턴 & 티나 모도티 사진 展

사진비평가 최봉림 씨는 사진이 각광받는 이유에 대해 회화의 대안적 매체로 사진이 급부상하고 있는 데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 등으로 사진에 관심을 갖는 일반인이 늘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전시회세부사항
사진의 전설: 에드워드 웨스턴& 티나 모도티5월 7일까지 갤러리 뤼미에르. 입장료 5000원. 02-517-2134
정범태-사진인생 50년27일까지 김영섭 사진화랑. 한국인의 삶을 사실적으로 표현. 02-733-6331
조엘 메이어로위츠 사진전8일∼5월 7일 공근혜 갤러리. 1970년대 ‘뉴 컬러사진’의 선구자. 02-738-7776
김홍희 전-푸른 방랑 26일까지 경기 양평군 갤러리 와. 031-771-5454
론 반 돈겐 전7∼23일 와이트월 갤러리. 섬세한 꽃 사진들. 02-548-7520
카라 주데아 알헤디프-친밀감의 연금술 전5일∼5월 1일 갤러리 쌈지. 입장료 3000원. 02-736-0088
Relation-Isolation 전5∼25일 갤러리 나우 개관전. 김우영 박형근 이주용 임안나. 02-725-2930
시튼 스미스 전5월 7일까지 가인 갤러리. 02-394-3631
정동석 초대전7∼23일 갤러리 도올. 명상의 세계로 담아낸 도시 풍경. 02-739-1405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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