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음악]산타나도 리키 마틴도 “윌.아이.앰, 당신이 필요해”

  • 입력 2006년 4월 5일 03시 27분


라틴 기타의 대명사 산타나, 보사노바의 대부 세르지우 멘데스, 흑인 솔 그룹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 같은 노장들, 그리고 라틴 팝 가수 리키 마틴, 6인조 여성 그룹 ‘더 푸시캣 돌스’ 같은 젊은 가수들까지…. 이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요즘 ‘뜨는’ 프로듀서 윌.아이.앰(Will.I.Am·사진)이다.

사실 그는 대기만성형 인물이다. 1992년 힙합 그룹 ‘더 블랙 아이드 피스’의 리더로 데뷔한 그는 11년간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2003년 그룹이 발표한 앨범 ‘엘레펑크’에서 5곡을 히트한 뒤 비로소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후 지난해 ‘멍키 비즈니스’를 발표해 미국 내에서 300만 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음악적 위상을 확고하게 다졌다. 이런 그를 두고 ‘신인 뮤지션’이라 한다면 그가 무진장 슬퍼할 것 같다.

원래 그는 갱스터 랩 그룹 ‘N.W.A’의 멤버 이지-이(Eazy-E)가 발굴한 인물. 갱스터 랩이나 거친 음악을 할 것처럼 생겼지만 그의 음악적 취향은 ‘잡식’에 가깝다. 아이돌 그룹 ‘엔 싱크’의 보컬 저스틴 팀버레이크부터 흑인 솔 여가수 메이시 그레이까지 가리지 않고 작업한다.

최근 그는 자신의 레이블 ‘윌.아이.앰 뮤직 그룹’을 설립하고 세르지우 멘데스의 새 음반 ‘타임리스’를 만들었다. 중년의 세르지우 멘데스에게 힙합과 재즈, 보사노바 등을 섞은 ‘젊은 비빔밥’을 만들어 준 것이다. 30년 선배인 세르지우 멘데스가 그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이유, 그건 바로 그의 ‘하이브리드’ 정신 때문이 아닐까.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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