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식의 재발견]<7>콩비지

입력 2006년 4월 7일 07시 25분

코멘트: 개

좋아요: 개

《싼 물건이 보잘것없을 때 ‘싼 게 비지떡’이라고 한다. 물에 불린 콩을 맷돌에 갈아 두부를 만든 뒤 남은 콩 찌꺼기가 바로 콩비지다. 비지에 밀가루를 섞은 뒤 부친 비지떡은 기대에 못 미치는 무언가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콩비지가 풍부한 영양분을 무기로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최근 여성들의 미용이나 건강 식품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쿠키로도 출시됐다. 또 햄버거의 속재료로 고기 대신 사용되고 있다.》

○ 콩비지 쿠키

콩비지는 두부나 순두부를 만들 때 생기는 부산물이지만 영양은 뛰어난 음식이다. 100g당 81㎉로 두부(79㎉), 순두부(47㎉), 연두부(41㎉) 보다 고단백이다.

콩비지의 영양분에 주목한 상품도 나오고 있다. ‘매크로 바이오 푸드’는 지난해 두유와 콩비지를 재료로 한 ‘몸짱 쿠키’를 내놓았다. 과자를 좋아하지만 높은 열량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상품으로 설탕 대신 장 기능에 도움을 주는 올리고당을 사용했다.

‘사계절 만찬’ 푸드스타일리스트 박현정 팀장은 “일본에서는 콩비지를 이용한 ‘다이어트 쿠키’와 아이스크림이 건강식품으로 유행하고 있다”며 “콩비지를 재료로 쓰면 씹는 맛이 좋은 마들렌이나 쿠키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비지는 또 완자나 햄버거와도 궁합을 맞출 수 있다. 콩비지에 양파, 당근, 밀가루, 녹말가루를 이용하면 고기 재료가 없이도 맛이 좋은 햄버거 속 재료를 만들 수 있다. 식성에 따라 ‘허니 머스터드 소스’나 마요네즈를 뿌려 먹어도 좋다.

○ 여성의 친구 콩비지

콩비지는 양질의 단백질을 포함해 비타민 B1, B2, E, 리놀산, 칼슘, 철을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 E는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하는 작용이 있다.

‘경희동서신의학병원’ 자연치료센터 송미연 교수는 “콩 속에 함유된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비슷한 물질로 폐경기증후군 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콩비지는 콩류 식품 가운데 특이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기능이 안 좋아 고생하는 젊은 여성에게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콩비지는 노인성 기미나 자외선으로 인한 기미에도 효과가 있다.

주부 김청미(45·경기 고양시 일산구) 씨는 “나이가 들면서 기미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콩비지를 자주 먹으면서 기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콩비지로 요리할 때는 콩을 충분하게 삶아야 한다. 제대로 삶지 않으면 특유의 콩비린내 때문에 먹기 쉽지 않다. 콩을 지나치게 갈면 씹는 맛이 떨어지므로 적당히 알갱이가 남도록 하는 게 좋다. 콩비지는 수분이 많아 냉장고에 보관해도 신선한 맛을 유지하기가 어려우므로 하루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을 만드는 게 좋다.

○ 집에서 콩비지와 두유 만들기

1. 대두 2컵(약 280g)을 깨끗하게 씻어 3배의 물(생수)에 불린다. 여름에는 8∼9시간, 겨울에는 15시간 정도 담가 둔다.

2. 콩 불린 물과 불린 콩을 믹서에 넣고 간다.

3. 큰 냄비에 생수 3컵을 넣고 끓이다 이 재료들을 섞은 뒤 중간 불에서 눌지 않도록 나무 주걱으로 저어가면서 끓인다.

4. 한번 끓으면 일단 불을 끄고 거품을 가라앉힌다. 그리고 다시 약한 불에서 12∼13분 둔다.

5. 큰 그릇에 베로 된 보자기를 깐 뒤 콩물을 붓는다.

6. 보자기의 입구를 단단히 틀어준 뒤 꼭 짠다. 뜨겁기 때문에 손으로 직접 짜기보다는 나무 주걱 등으로 눌러가며 짜는 게 편리하다. 이때 짜낸 액체가 두유, 베 보자기에 남은 찌꺼기가 콩비지가 된다. 두유를 다시 80도 정도로 데워 소금기가 있는 간수에 넣어 굳히면 두부가 된다.

● 콩비지 햄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