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을 알리는 신호음. 그간 준비했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소리다. 그리고 무심하게 들리는 노래 한 가락, “배드 데이, 유 해드 어 배드 데이∼”
만약 당신이 미국 폭스TV에서 방영하는 신인 가수 등용문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연해 “배드 데이∼” 선율을 듣는다면? 한 술 더 떠 관객들이 그 노래를 따라 흥얼거린다면?
켈리 클락슨, 클레이 아이켄, 캐리 언더우드 등의 팝 스타를 배출한 ‘아메리칸 아이돌’. 이 프로그램의 인기의 끝은 어디일까? 대회 우승자들이 부른 노래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탈락자 발표 순간 흘러나오는 노래마저 미국 팝 시장을 휩쓸고 있다. 바로 신인 가수 대니얼 파우터(35)의 ‘배드 데이’(사진)다.
그의 데뷔 싱글인 ‘배드 데이’는 15일자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2주째 1위, 팝 차트 2주 연속 1위, 그리고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차트 3주째 1위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캐나다 밴쿠버 출신의 늦깎이 가수인 대니얼 파우터는 작사, 작곡, 편곡 모두 알아서 하는 싱어송라이터. 지난해 발표한 싱글 ‘배드 데이’의 인기는 프랑스에서부터 시작됐다. 프랑스 라디오 방송횟수 차트에서 10주간 1위를 차지한 후 호주와 캐나다로 인기를 몰아갔다. 그 후 ‘아메리칸 아이돌’의 ‘탈락 송’으로 삽입돼 미국 팝 시장에서 빛을 보게 됐다. 11일 발매된 그의 데뷔 앨범은 폴 매카트니, 엘비스 코스텔로 등의 가수들 음반에 참여한 프로듀서 제프 도슨과 미첼 프룸이 제작했다.
탈락자는 기억되지 않아도 ‘탈락 송’은 히트하는 세상, ‘배드 데이’라고 노래한 가수는 ‘해피 데이’인 요지경 속. 알다가도 모를 팝 시장이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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