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호진(金浩鎭) 고려대 명예교수가 13일 펴낸 '대통령과 리더십' 책에서 현역 주요 정치인들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김 교수는 "대중 정서에 밝은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순발력 있는 언변으로 표심을 뒤흔드는 역동적인 '행동형'이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여성적인 부드러움으로 대중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는 '여전사형'"이라고 평했다.
그는 관직을 두루 거친 고건 전 총리는 안정감 있는 '실사구시형', 이명박 서울 시장을 맨손으로 황무지를 갈구는 개척시대 '창업가형'으로 평가했다.
김 교수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을 한국 사회의 이상과 현실을 접맥시키고자 애쓰며 고뇌하는 '지사형',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정책 마인드가 강하고 기획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기술관료 타입의 '직업 정치인'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또 정치인 유형을 행태적 관점에 따라 △거래형 △승부사형 △지사형 △테크노크라트형 △수습사원형으로 분류하고 그 특징들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거래형' 정치인은 도덕불감증에 빠지기 쉬워 '철새'가 될 수 있고 '승부형'은 대중 정서를 읽는 통찰력은 뛰어나지만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사형'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이상사회를 건설하려고 하지만 명분에 집착하고 도덕적 결벽증이 심한 게 단점이다. '테크노크라트형'은 정책 마인드와 전문성이 돋보이나 대중성은 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386' 초선의원으로 대표되는 '수습사원형'은 미래 지향적이고 개혁적이지만 이념적인 편집증이 지나쳐 타협을 거부하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무모함이 있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리더십은 역사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에 국민이 지도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도자를 제대로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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