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2동 길상사에서 가진 봄철 정기법회의 법문에서 법정 스님은 “눈부신 봄날에 활짝 핀 꽃들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법회에는 1000여 명이 모였다.
법정 스님은 “꽃을 보고 좋아하는 것은 우리 마음에도 꽃다운 요소가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뭔가에 쫓기는 사람은 꽃을 보아도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고 새잎이 돋는지 지는지도 모른 채 살아간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19세기 아프리카를 탐험한 한 유럽인의 이야기를 인용해 행복론을 이어갔다.
“탐험가가 원주민 3명을 짐꾼으로 부려 사흘 동안 휴식 한번 제대로 취하지 않고 밤낮으로 밀림을 뚫고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나흘째 되던 날 원주민들은 주저앉아 더는 움직이지 않았어요. 예정된 날짜에 도착해야 한다며 화를 내던 탐험가가 이유라도 좀 알려 달라고 하니, 원주민들은 그제야 ‘우리는 이곳까지 너무 빨리 왔어요. 우리 영혼이 우리를 따라오기를 기다려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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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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