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에서 내려와 현장으로 들어가라. 좋아하는 사람들과만 어울리지 말고, 민주주의보다 능력주의를 취하라.
리더의 덫은 허세이다. 권력의 겉치레에 유혹되면 패망한다.―본문 중에서》
사회가 갈수록 복잡하게 분화되는 상황에서, 진정한 리더와 리더십에 목말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걸음들이 뜀박질처럼 빨라지고 갈림길이 많아지면 제대로 인도하기가 쉽지 않게 마련이니까. 요즘 다들 느끼는 이 난국을 파국으로 치닫지 않게 하려면 과연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 것인가.
위대한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그 해답을 찾는 이 책은 조직 지도자나 기업 경영자에게 적극 권하고 싶은 명저다. 사실 셰익스피어보다 리더십 문제를 더 깊게 탐색한 이는 없을 것이다. 영미권의 가장 위대한 작가이며, 인간 심리 연구의 대가이기 때문이다. 그가 남긴 39편의 극작품 하나하나가 생동하는 인간 군상이 빚는 권력의 무대이자, 승리와 파멸이 교차하는 현실을 거울처럼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아는 ‘햄릿’은, 결심은 했지만 막상 실행하기를 주저하게 되는 심리의 전형을 보여 준다. 햄릿의 이 ‘분석 마비증’은 사실 경영자나 지도자가 늘 직면하는 문제로, 의사결정 과정상의 갈등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통찰하게 한다.
유명한 비극 ‘오셀로’에는 장군 오셀로를 파멸로 몰아가는 부하 이아고의 앙갚음 심리가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가 그렇게 행동한 것은 승진에서 밀려난 경쟁자였기 때문이다. 또 다른 비극 ‘리어 왕’은 비합리적인 상사의 전형을 보여 주는데, 충직한 직원의 충고를 무시하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와 경영권 승계, 아부의 위험을 일깨워 준다.
‘줄리우스 시저’에서는 암살된 시저의 장례식장에서 안토니우스가 화난 대중을 상대로 어떻게 설득하는지, 요즘 리더나 경영자에게 중요한 자질로 꼽히는 화술의 전범을 보여 준다.
‘헨리 5세’는 조직을 설득해 나가는 리더십의 정수다. 그가 불리한 적지에서의 결정적인 전투를 앞두고 행한 연설은, 20세기 최고의 리더이자 연설가인 윈스턴 처칠이 외우다시피 애용했던 내용이기도 했고, 오늘날의 기업 경영자나 정치가들이 조직원을 설득할 때 참고해야 할 교과서라 할 만하다.
저자들이 보는 세상은 이기심과 경쟁, 질투와 기만이 뒤섞인 소음 가득 찬 시장이며, 사람들 각자가 배역에 따른 역할을 담당하는 하나의 무대다. 그렇게 보면 리더십이란 지도자의 역할을 공연하는 연극적인 능력이다.
훌륭한 배우라면 에너지, 집중력, 그리고 강인한 육체를 갖고 있어야 하듯, 훌륭한 리더라면 직원들이나 대중에게 자신의 에너지를 주입하고, 정서적으로 파고들어 장시간 감동을 지속시킬 수 있어야 하며, 그 기운을 여과하여 퍼뜨려야 한다.
강헌구 장안대 경영학과 교수 서울비전스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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