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오영숙(43·서울 강동구 고덕동) 씨도 마흔 줄에 접어든 이후 몇 년째 연령대 높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S브랜드 제품을 사용한다. S 제품은 국산인데도 로션이 5만5000원, 영양크림은 20만 원.
○ 구입가격은 정품의 4분의 1
‘화장품 값 엄청 깨지겠다’는 우려는 기우다. 오 씨는 인터넷을 통해 정품 제품이 아니라 샘플화장품을 구입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샘플화장품의 구입 가격은 정품 구입 가격 대비 4분의 1 정도. 정가가 비싼 제품일수록 샘플화장품 구매 유혹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어지간한 인터넷 종합쇼핑몰이나 개인쇼핑몰에서 샘플화장품 판매가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일반 화장품을 살 경우 공짜로 나눠 주는 샘플화장품이 유료 판매되는 것에 대해 ‘싸서 좋다’는 호평과 ‘정품과 성능이 같은가’하는 의심이 교차한다.
정품 사용자 입장에서는 정품 구입 시 자신들이 받았어야 할 샘플화장품이 뒷거래로 빠져 나와 유통되는 게 아닌가 하는 손실감도 느끼게 된다.
주부 김선(27·서울 송파구 오금동) 씨는 “내가 사용하는 샘플화장품은 정품 화장품을 살 때 받은 샘플”이라며 “인터넷 쇼핑사이트에서 샘플화장품이 판매되는 걸 보면 혹시 매장에서 정품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주었어야 할 샘플이 흘러나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모(37·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씨도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은 제품인지 내용물도 정품과 같은지 불안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유료제품은 변질되면 보상 못받아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샘플화장품의 종류는 방문판매화장품과 일반 시중판매화장품, 수입화장품, 남성화장품 등 다양하다.
기능별로 따져도 기초 기능성 색조 마사지 필링팩 클렌징 헤어 보디제품 등 없는 게 없다.
샘플화장품 판매 인터넷사이트인 ‘샘플카페’의 한 관계자는 “3, 4년 전부터 붐을 이룬 샘플화장품은 국산의 경우 방문판매, 수입품은 백화점 매장을 통해 흘러나온다”며 “샘플화장품 가운데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은 정품이 비싼 제품 순으로 S가 단연 인기이고 다음은 H브랜드와 O브랜드”라고 말했다.
태평양화장품 홍보실의 신민호 씨는 “샘플화장품은 많은 고객에게 무료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다”며 “유료 판매되고 있는 제품 역시 품질은 정품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신 씨는 “샘플화장품의 경우 용기가 너무 작거나 파우치 형태여서 유통기한을 표시하지 못한다”며 “무상 제품이 그때그때 소진되는 것과 달리 유료판매 제품들은 유통기한이 지나 변질됐을 경우 정상 제품과 같은 피해 보상을 받기는 어렵다”고 충고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한 관계자는 “샘플화장품 판매가 붐을 이루고 있는 데에 비해 샘플화장품에 대한 불만은 의외로 적다”고 전했다.
박경아 사외기자 kapark050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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