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로펌 변호사가 하루아침에 가정부가 됐다. 급전직하도 이만저만 아니다. 몇 십만 파운드짜리 사건을 주무르던 스물아홉 살 커리어우먼은 이제 세탁기, 다리미와 씨름하며 하루를 보낸다. 유명한 ‘쇼퍼홀릭’의 작가 소피 킨셀라의 신작 ‘워커홀릭’ 얘기다.
전작을 의식해 작명한 것이겠지만(원제는 ‘The Undo-mestic Goddess’) 꽤 어울린다.
주인공 사만타는 하루 일과를 6분 단위로 쪼개 쓰는 변호사. 파트너 진급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몸과 마음을 불사르며 살아온 그녀가 어이없는 실수로 내쫓기게 됐다. 회사를 뛰쳐나와 정처 없이 다니다가 다다른 곳이 어느 시골마을 저택이다. 얼결에 그 집 가정부로 취직해 버렸다. 빵도 구워본 적 없는 사만타가 살림을 하자니 사고만 치게 마련. 잘해 나갈 수 있을까?
설정은 다소 황당하지만 이야기가 재미있게 읽힌다. 성공만을 위해 살아가던 대도시의 일 중독자에서 손수 만든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눠먹는 게 인생의 기쁨인 주부로 변신하는 과정이 빠르고 유쾌하게 전개된다.
지난해 출간돼 미국, 영국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영화화가 결정됐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