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도 미니 미니 원고지 5장이 끝…미니픽션 작가모임

  • 입력 2006년 4월 22일 03시 03분


원고지 5장 분량의 소설? 웬만한 산문시도 5장은 될 텐데 여기에 소설을 담는다니 고개가 갸웃거려질 법하다.

22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예장동 ‘문학의집·서울’에서 ‘미니픽션 작가모임’(www.minifiction.com) 주최로 미니픽션 세미나와 낭독회가 열린다. 미니픽션은 A4 용지 1장 분량의 소설. 1990년대 이후 본격적인 문학 장르로 받아들여졌으며 보르헤스, 마르케스 등 유명한 남미 작가들이 많이 썼다.

국내에선 본격적으로 창작되지 않았지만 인터넷 시대를 맞아 점차 부각되는 추세다. 블로그, 미니홈피를 통해 ‘쓰기 열풍’이 분 데다, 스크롤도 번거로운 일로 여기는 인터넷 세대의 성격에 들어맞는 글쓰기라는 것.

이날 ‘미니픽션 작가모임’에서는 미니픽션의 장르 개념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나눌 참이다. 미리 준비한 발표문에서 소설가 강인석 씨는 “서사가 결여돼 인생 전반에 걸친 통찰을 반영하기에는 부족한 소품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렇지만 미니픽션이 ‘미래적 글쓰기’라는 데는 대부분 생각을 같이한다. “회사 갈 때 지하철 한 구간에서 다 읽을 수 있을 정도”(시인 이진훈 씨)의 속도감과 간편함도 그렇고, “짧은 만큼 독자에게서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시인 백경훈 씨)는 것이다.

모임의 회장인 성공회대 김의규(디지털콘텐츠학) 교수는 “디지털, 인터넷, 모바일 등은 신나는 장난감이고 작가는 그 앞에 선 아이”라면서 인터넷 세상에서 작가들이 주목하고 활용해야 할 장르라고 강조한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맞춤한 장르, 어쩌면 바쁜 세상이 ‘만들어 내는’ 장르라는 데는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행사 문의 02-782-2667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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