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8일 막을 올리는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마지막 남은 캐스팅은 바로 아역 배우 ‘탐’. 제작사인 CMI는 29일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탐’을 찾기 위한 ‘특별 오디션’을 실시한다.
‘탐’은 베트남 처녀 ‘킴’과 미군 병사 ‘크리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탐’의 극중 나이는 만 두 살이지만 현실적으로 두 살짜리가 이 역을 소화할 수 없는 만큼 만 4∼5세 남자아이를 찾고 있다. 오디션에 응한 30여 명 중 4명을 뽑아 번갈아 무대에 세울 예정. 지금까지 ‘사운드 오브 뮤직’ ‘크리스마스 캐럴’ 등에 아역 배우가 등장하긴 했지만 모두 7∼9세였다.
오디션의 1차 평가기준은 ‘외모’. 토실토실해서는 안 되고 마르고 몸집이 작아야 한다. 너무 명랑하거나 잘 웃는 아이도 제외된다. 공산당 간부 ‘투이’가 칼로 ‘탐’을 위협하고 ‘킴’이 아들을 구하기 위해 총으로 ‘투이’를 쏴 죽이는 장면에서 행여 방긋방긋 웃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탕’ 하는 총소리에 놀라 무대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겁 많은 아이도 곤란하다. 호기심이 많아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거나 객석 쪽을 쳐다보는 아이도 탈락.
김학민 연출자는 “‘탐’은 대사나 노래는 하지 않지만 무대 위에서 가만히 있는 것도 사실 아이에게는 굉장히 힘든 일”이라며 “담력, 인내력, 집중력이 주요 선발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탐’ 오디션에서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모두 쳐다보는 가운데 아이가 한 명씩 앞에 나와(담력) ‘그어진 줄 따라 똑바로 걷기’(집중력)와 ‘한 방향만 바라보며 꼼짝 않고 서 있기’(인내력) 등을 테스트할 예정.
국내에서는 남자 아이만 뽑지만 현재 공연 중인 영국 버밍엄에서는 동양 아이를 구하기 힘든 탓에 두 명의 여아와 한 명의 남아가 트리플 캐스팅돼 무대에 서고 있다.
CMI 측은 “‘탐’을 공연장에 ‘출퇴근’시키는 데 필요한 교통비 수준의 개런티를 부모에게 지급할 것”이라며 “공연 기간에 ‘탐’을 돌볼 전담 보모도 현재 공모 중”이라고 밝혔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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