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추기경님의 서임을 축하합니다. 가톨릭이 갈 데 없는 아기들을 돌보는 훌륭한 일을 하는 걸 보니 존경스럽기도 하고 부러운 생각도 듭니다.”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智冠) 스님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鄭鎭奭) 추기경이 27일 오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운영하는 성북구 성북동 성가정입양원에서 만나 종교 간 화합을 다짐하며 따뜻한 대화를 나눴다. 이날 만남은 부처님 오신 날(5월 5일)을 앞두고 성가정입양원을 방문하기로 한 지관 스님이 정 추기경에게 이곳에서 환담을 하자고 요청해 이뤄졌다. 1988년 설립된 가톨릭 국내 입양기관인 성가정입양원은 현재까지 1980명의 아이를 국내 입양시켰으며 현재 남아 42명, 여아 11명을 보호하고 있다.
정 추기경은 “우리나라 사람은 혈통을 중시하는 전통 때문에 남의 아이를 잘 입양하지 않으려 한다”며 “특히 상속 등의 문제가 있어 남아보다 여아 입양을 선호해 남아 입양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관 스님은 “앞으로 힘닿는 대로 우리 불교계도 많이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며 윤영수(尹英洙) 원장수녀에게 1000만 원의 지원금을 전달했다.
이날 두 지도자의 만남은 불교계와 가톨릭계가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문제를 놓고 미묘한 갈등을 빚어 온 상황에서 이뤄져 특히 관심을 모았으나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윤정국 문화전문 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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