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불교 두 어른 ‘열린 만남’

  • 입력 2006년 4월 28일 03시 01분


27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톨릭 성가정입양원에서 지관 스님(왼쪽)이 정진석 추기경이 바라보는 가운데 보채는 아기를 안아 달래고 있다. 김미옥 기자
27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톨릭 성가정입양원에서 지관 스님(왼쪽)이 정진석 추기경이 바라보는 가운데 보채는 아기를 안아 달래고 있다. 김미옥 기자
“‘부처님 오신 날’을 경축드립니다. 총무원장 스님께서 성가정입양원까지 찾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늦었지만 추기경님의 서임을 축하합니다. 가톨릭이 갈 데 없는 아기들을 돌보는 훌륭한 일을 하는 걸 보니 존경스럽기도 하고 부러운 생각도 듭니다.”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智冠) 스님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鄭鎭奭) 추기경이 27일 오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운영하는 성북구 성북동 성가정입양원에서 만나 종교 간 화합을 다짐하며 따뜻한 대화를 나눴다. 이날 만남은 부처님 오신 날(5월 5일)을 앞두고 성가정입양원을 방문하기로 한 지관 스님이 정 추기경에게 이곳에서 환담을 하자고 요청해 이뤄졌다. 1988년 설립된 가톨릭 국내 입양기관인 성가정입양원은 현재까지 1980명의 아이를 국내 입양시켰으며 현재 남아 42명, 여아 11명을 보호하고 있다.

정 추기경은 “우리나라 사람은 혈통을 중시하는 전통 때문에 남의 아이를 잘 입양하지 않으려 한다”며 “특히 상속 등의 문제가 있어 남아보다 여아 입양을 선호해 남아 입양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관 스님은 “앞으로 힘닿는 대로 우리 불교계도 많이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며 윤영수(尹英洙) 원장수녀에게 1000만 원의 지원금을 전달했다.

이날 두 지도자의 만남은 불교계와 가톨릭계가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문제를 놓고 미묘한 갈등을 빚어 온 상황에서 이뤄져 특히 관심을 모았으나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윤정국 문화전문 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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