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가요계의 히트코드 ‘AC’
백지영의 음악은 이른바 ‘AC’ 즉 어덜트 컨템퍼러리(Adult Contemporary)’ 코드로 불린다.
이문세, 신승훈, 이승철 등의 가수들이 명맥을 이어온 한국의 ‘AC음악’은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댄스뮤직과 ‘H.O.T’, ‘동방신기’로 이어지는 10대 아이돌 그룹의 위력에 밀려 주춤했다. 그러나 지난해 ‘SG워너비’, 김종국 등이 히트시킨 미디엄 템포 발라드와 리메이크 열풍이 ‘한국형 AC음악’ 부활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2월 말 발매돼 각종 온라인 음악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남성 듀오 ‘바이브’의 ‘그남자 그여자’와 ‘남자답게’ ‘피’ 등의 성인풍 발라드로 10만 장 이상의 음반판매를 기록한 남성 듀오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여성 신인 트리오 ‘씨 야’의 발라드 ‘여인의 향기’, 가수 서영은의 신곡 ‘웃는 거야’나 “괜찮아∼ 잘 될 거야∼”라는 가사의 광고 삽입곡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한철의 ‘슈퍼스타’ 등 현재 온·오프라인 가요차트를 휩쓸고 있는 곡들은 대부분 AC 코드로 분류된다. 댄스그룹 ‘코요태’도 유행하는 ‘AC코드’에 맞춘 발라드 스페셜 앨범을 발표했다.
○ 10대들도 공감하는 AC음악
‘AC코드’의 인기는 10대 아이돌 스타 일색인 가요계에 20∼40대를 끌어들였다. ‘성인가요=트로트’라는 공식에서 탈피함으로써 성인가요를 듣는 연령대가 낮아지는 효과도 거두었다. 인터넷 음악사이트 ‘벅스뮤직’의 경우 4월 현재 전체 가입자의 36.5%가 10대(6∼19세)로 20대(29.8%)를 능가하지만 인기 차트 5위권 안에는 ‘SG워너비’, 김종국, ‘바이브’, 백지영 등의 AC음악이 들어 있다.
팝 칼럼니스트 임진모 씨는 “한국형 AC음악은 장르적 개념이기보다는 세대에 더 초점이 맞춰졌지만 현재는 그러한 구분조차 모호해진 세대 공감형 음악이 됐다”며 “AC음악이 20, 30대에게는 세대적 공감을, 록이나 힙합, 틴 팝에 익숙한 10대들에게는 어린 음악을 뛰어넘는 ‘대안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AC코드란
어덜트 컨템퍼러리 (Adult Contemporary) 음악=과거 미국 팝 시장에서 하드 록이 아닌 ‘소프트 록’을 일컫는 장르였으나 1990년대 이후부터는 20대 이상 성인들을 위한 ‘이지 리스닝’ 계열의 팝음악을 총칭한다. 멜로디 위주의 쉽고 간결한 전개, 사랑 인생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사 내용, 마니아만이 아닌 여러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대중성 등이 ‘AC코드’ 음악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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