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포포 덕분에 만나 신작 ‘프라미스’ 낳았죠

  • 입력 2006년 5월 6일 03시 02분


강병기 기자
강병기 기자
‘파페’와 ‘포포’.

싸우고 토라지고 알콩달콩 사랑하던 만화 속 연인이 부부가 돼 책을 냈다.

베스트셀러 ‘파페포포 메모리즈’의 작가 심승현(35) 씨. 청년 파페와 아가씨 포포의 사랑 얘기를 ‘카툰 에세이’라는 새로운 형식에 담아 ‘대박’을 터뜨린 그가 신작 ‘프라미스’(예담)를 냈다. 외로운 사람들끼리 맺어가는 관계를 주제로 한 그림동화다.

이 책의 편집은 부인 박경아(33) 씨가 맡았다. 4년 전 ‘파페포포…’를 낼 때만 해도 여자친구가 없었던 그가 그 사이 어떻게 자신만의 ‘포포’를 만나 책까지 냈을까.

“파페포포 덕분이지요.”

‘파페포포…’를 출간한 뒤 후속작 연재 요청을 받고 잡지사를 방문했다가 당시 기자였던 박 씨를 만났다는 것. 한눈에 반한 심 씨는 석 달여 속앓이를 한 끝에 장문의 e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두 사람은 2003년 12월 결혼했다.

‘포포’의 원래 모델은 심 씨가 대학 1학년 때 만났던 여성이다. 질투가 나지 않느냐고 하자 박 씨는 “그럴 리가요”라면서도 샐쭉한 표정을 지었다. 그 옆에서 심 씨는 아내가 영원한 ‘포포’라고 자랑한다. “일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지만 아내와 있을 때가 제일 좋다. 저녁때면 아내가 들어와서 얘기 나누는 시간이 기다려진다”면서 웃었다.

심 씨가 신작 ‘프라미스’에 들인 시간은 꼬박 2년. 작품을 구상하고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 내내 박 씨가 지켜봤다. “구상하는 데만 1년이 걸리더라고요. 그동안 남편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보여서 초조했어요. 그렇지만 스트레스 받을까 봐 표현도 못하고….”

초고가 완성되자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했다. “아내가 복선을 깔아줄 에피소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어요. 어떤 부분은 좀 더 자세한 묘사가 있어야겠다고 하고. 하나하나 보강했지요.” ‘프라미스’는 ‘파페’와 ‘포포’가 함께 만든 책인 셈이다.

“짝사랑하면서 상처받았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적잖을 텐데요, 그렇게 한쪽만을 바라보면서 외로워하던 이들이 다른 쪽으로도 눈을 돌리고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담았어요. 결국 ‘관계 맺기’에 관한 얘기지요.”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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